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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이주민들의 뼈아픈 역사, ‘파친코’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2-12-31 23:38
조회
5

▲ 드라마 ‘파친코’ 포스터

 

애플TV+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파친코’는 지난달 OTT 통합 콘텐츠 랭킹 1위를 차지하였는데, 애플TV+의 작품으로는 처음이다. 로튼 토마토에서는 공개와 동시에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국내외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파친코’는 OTT 절대 강자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활약 중이다.

‘파친코‘는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10년부터 1989년까지 어언 한 세기에 걸쳐 일어나는 이야기다. 주인공 ’선자‘를 중심으로 하여 4대에 이르기까지 당대 이주민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1930년대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 선자와 1980년대 타국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손자 솔로몬의 이야기까지 여러 방면으로 그들의 삶을 그려낸다. 일본의 위안부, 관동대지진과 당시 일어난 조선인 학살 사건 등 일제강점기 시대에 벌어진 잔혹한 참상 또한 담아내며 우리 민족의 역사적 아픔을 깊이 파고들었다.

 


▲ 극 중에서 관동대지진으로 아버지를 잃은 고한수

 

드라마 ’파친코‘ 7화에 나온 관동대지진은 원작에 없는 내용이다. 이민호가 연기한 ’고한수‘는 지진으로 아버지를 잃고, 조선인이 마구잡이로 학살당하는 현실에 비통해한다. 제작자는 드라마의 고증을 위해 조사하던 중 관동대지진을 접했고, 이와 당시 일어났던 조선인 학살 사건을 “우리 역사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해당 에피소드를 새롭게 창작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파친코‘는 어떻게 세계에서 주목받게 된 것일까. 그 중심에는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파친코‘는 자이니치(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혹은 조선인)의 삶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넓게 보자면 다른 나라에 가서 사는 이주민들에 관한 내용이다. 한국적인 소재를 빌리면서도 세계인들이 공통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을 이방인들의 경험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기에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다.

 


▲ 드라마 ’파친코‘ 속 젊은 선자

 

’파친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선자‘라는 인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1910년대 어린 시절의 모습부터 극의 중심이 되는 젊은 시절, 1980년대에 이르는 현시점의 모습까지 선자의 삶을 시대별로 그리면서 많은 사람이 선자라는 인물에게 이입하게 된다. 일제강점기를 비롯하여 시대적 상황들을 한 인물에게 투영하여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린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아픈 역사 속에서의 여성들의 삶과 희생 등을 조명하며 색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또한 ’파친코‘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중 하나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파친코‘는 로컬 이야기가 들어갔지만, 관점은 경계인의 삶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주민들이 많기에 공감 포인트가 있고,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호평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성 서사에 대해서도 “세계적으로 많이 다루고 있는 여성 서사를 시대에 잘 녹여냈다. 한국의 이야기이지만 해외에서도 통하는 이야기이다.”라고 분석했다.

 


▲ ’파친코‘ 원작 소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소설 또한 인기몰이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소설 ’파친코‘는 지난달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소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로, 총 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2017년 뉴욕타임스에서 ’올해의 책 10‘으로 선정되며 빛을 보았다. 이민진 작가는 도쿄로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4년간 체류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한국인과의 만남을 통해 지금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치솟는 인기와 달리 원작 소설의 판매는 현재 중단된 상태이다. ’파친코‘는 2017년 이민진 작가와 문학사상이 계약을 맺고 출간한 작품인데, 판권 재계약이 불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부터 온라인 주문이 불가능해졌고, 문학사상이 전국 서점가를 대상으로 재고 회수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는 오프라인 구매 또한 어려워졌다.

새 책을 구할 길이 없어지자 중고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중고 서적이 비싼 값에 거래되기 시작했고, 한 중고 서적 판매 사이트에서는 정가의 3배가 넘는 가격에 책정되기도 하였다.

 


▲ 드라마 ’파친코‘ 포스터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이다. 원작자인 이민진 작가는 이를 가장 애착이 가는 문장으로 꼽으며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땠는지 전혀 기록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알아본 바로는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생존을 위해 열심히 싸웠다. 그래서 ’상관없다‘라고 쓴 것이다.“라고 그 의미를 밝혔다.

작가의 말대로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 기록하지 않으며, 당연하게도 사람들 또한 평범한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시대를 살아가고, 일궈나가는 것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위대한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드라마 ’파친코‘를 시청해보는 것이 어떨까.

 

 

수습기자 송민서

 

이미지 출처

https://www.google.co.kr/amp/s/m.mk.co.kr/news/culture/view-amp/2022/04/358904/

https://www.google.co.kr/am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tain_photo/2022/04/07/BO56F6KT65BQAEPUDDC664NF44/%3foutputType=amp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18/0005177603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205010001#_DYAD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3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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