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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2)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와 부실 공사

2022년
작성자
최정우
작성일
2023-05-06 23:46
조회
9

지난 1월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39층짜리 건물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HDC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해당 건물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 도중 23층에서 38층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가 붕괴하면서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되었다.



 










▲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잔해




부실 공사 및 당국 승인 없이 무단으로 설계를 변경한 것, 콘크리트 균열 등이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었나, 현대산업개발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잇따르면서 사고 원인이 부실 공사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 1월 22일 광주 아파트 공사 현장 붕괴사고를 낸 현대산업개발이 사고 이전 수도권 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을 상대로 '여행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원들에게 부산지역 여행을 제공하면서 도시정비법 위반 논란을 초래했다.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은 추정 공사비만 4,200억 원 규모로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보증금 200억 원씩 내고 입찰에 참여해 경쟁 중인 곳이며, 2월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예정돼 있다. 이에 1월 24일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 소장 등 관계자 41명을 조사하고 이 중 10명을 입건하고, 현대산업개발 본사 등 총 29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 조사 결과, 현대산업개발 현장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말 36층과 37층에 설치한 지지대를 철거하고 사고 지점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규정 위반으로, 국가건설기준센터 표준시방서에는 30층 또는 120미터 높이 이상 콘크리트 타설 공사 시 아래 3개 층에 지지대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대산업개발에서 이를 무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경찰은 지지대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작업을 이어가다가 연쇄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5일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 경찰청)는 브리핑에서 “역보가 계획과 다르게 설치된 것과 동바리(지지대)가 사전에 무단으로 철거된 것이 치명적인 원인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역보는 콘크리트 받침대로, 협력업체는 현대산업개발과 협의하여 공간이 좁은 설비 공간 층 위에만 콘크리트로 역보 7개를 만들었다. 역보 7개는 수십 톤의 무게가 가중되는데, 39층 가운데 붕괴가 진행된 곳이 역보가 설치된 곳과 겹친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조는 지난 2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아파트 건설현장 중노동과 부실공사 증언대회’를 열었다.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로 건설 현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을 반영하여 마련된 자리로, 시공 단계에 따라 철근, 형틀, 알폼, 타설, 해체정리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 아파트 건설현장 중노동과 부실공사 증언대회




형틀 공 윤승재 씨는 "공기를 단축하면 콘크리트의 강도가 저하되는 등 품질 불량 문제가 생긴다. 작은 현장에서는 이런 검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금이 가면 망치로 긁거나 물을 섞은 콘크리트를 붓고 있는데, 건설사 이득을 위해 관행적으로 묵인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해체정리 노동자 이승환 씨는 "법적으로 하도급은 금지되어 있지만, 건설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고,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100에서 시작된 공사비용이 마지막 업체에선 50으로 깎이고 있다."라며 "부실시공이나 안전에 대한 점검도 예정된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어 아무 의미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타설 노동자 복기수 씨는 "타설 공정은 최소 8~9명을 한팀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원청에서 전문업체로 하도급이 내려오면서 돈이 깎여 어떨 때는 5명으로 작업할 때도 있는데, 이게 곧 부실공사"라며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관련 비판도 잇따랐다.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12~18일 동안 콘크리트를 양생시킨다고 했다. 그러나 아파트 한 층이 지상에서 지어지고 있는 시간은 4~5일에 불과하다. 일주일에 한 층씩 건물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건설 노동자들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이런 큰 사고를 내놓고 뻔뻔하게 2주가 넘도록 공기를 지키고 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부실 공사 논란이 계속되면서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는 잇따라 대형 공사장 긴급 안전 점검에 돌입했다. 또한,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 이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확보하도록 경영책임자에게 의무를 부과한 법률로, 경영책임자가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는 공사장 안전사고 예방에 팔을 걷었다. 지난 24일 서초구는 전국 최초로 기존 건축물 및 공사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공공 앱 ‘서초 건축 알림이’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 서초 건축 알림이




해당 앱은 서초구와 공사장 간의 안전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실시간 소통 시스템으로, 지역에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사장 관계자가 앱으로 신고하면 구청 담당자가 현장에 출동하여 조치한다. 또한, 안전점검 일정 및 공사장 인허가 현황, 폭우·폭설 등 기상예보 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A 공사장에서 강풍으로 가설 울타리가 휘어지는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으면 건축공사장 관계자는 신속히 소방대와 서초 건축 알림이 앱으로 신고한다. 구청 담당자는 앱을 통해 신고된 공사장 정보를 확인하고, 지역건축안전센터 전문 요원이 현장 출동해 긴급 안전조치를 시행한다.




지역 공사장 관계자 외에 주변 공사장의 인허가 현황 등 기본정보를 알고 싶은 주민, 정기점검 대상 건축물 소유자도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앱을 통해 공사장 관련 불편사항 신고도 가능해 주민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달아 발생한 부실 공사 논란과 안전사고로 주변 공사장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부실 공사로 말미암은 안전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건설사의 책임과 더불어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지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05299&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12509330003993?did=NA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20125010710030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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