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거리 위의 무법자, ‘스몸비’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2-09-09 00:13
조회
27

보행 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일명 스몸비

날이 갈수록 스마트폰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길을 걸을 때도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 시선을 빼앗겨 주위에 있는 사람이나 차를 제대로 보지 않고 지나다니는 사람을 일명 ‘스몸비’라고 부른다. 이는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채 오로지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며 걷는 사람을 일컫는다.

스마트폰의 출범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스몸비는 어느덧 사회 문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스몸비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현대해상의 스몸비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스몸비로 인해 발생했던 교통사고는 119건에서 225건으로 약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삼성화재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보행 시 주의 분산에 의한 교통사고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상자의 비율은 전체 사상자의 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를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이 사고까지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

매해 스몸비로 인한 사고 사례는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람들은 길을 걸을 때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 진행되었던 서울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의 69%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중 73.9%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전방 충돌 위험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재발의 위험성이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말미암은 교통사고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되어온 주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사고 사례가 끊이질 않는 것은 그만큼 일상적이고, 문제의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알아보았던 설문 결과만 보더라도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상당수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전방 충돌 위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나타났다. 이를 다르게 해석해보자면 스마트폰 사용 중 부주의로 위험한 상황을 맞닥뜨린 적이 있음에도 여전히 보행 시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든 만큼 길을 걸을 때도 놓을 수 없을 만큼 당연한 존재가 되어버린 탓이 크다.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위는 단순히 시야 차단으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보행자가 소리로 인지하는 거리가 평소보다 40~50% 정도 줄어들게 만들 뿐 아니라 시야 폭과 전방 주시율을 각각 56%, 15%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함으로써 시야와 소리, 주의 집중 등 다양한 감각이 흐려지는 것이다.


LED 바닥 신호등

이러한 위험성을 바탕으로 교통사고 원인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몸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여러 방안을 모색하며 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안전망 구축의 핵심은 바로 ICT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보행 신호 음성 안내 보조 장치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가기 전, 가장 바깥쪽에 있는 노란 안전선을 넘어서면 “좌우를 살핀 후 건너가세요.”,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 주세요.” 등 경고음을 울리면서 자동으로 보행자에게 주의를 시키는 시스템이다. 도로로 진입하기 전 알아서 안내해주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더라도 소리를 듣고 알아챌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늘어나고 있는 바닥 신호등 또한 ICT 기술을 이용한 스몸비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 장치이다. 이는 횡단보도 바닥에 LED 신호등을 설치하여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신호등의 기능을 하면서 LED 등을 깜빡거리며 보행자에게 주의를 시키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바닥을 바라보던 사람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서울 노원구는 2020년 시범 설치 이후 꾸준히 확대하여 총 128개의 바닥 신호등 서리를 완료하였으며, 인천에서도 바닥 신호등 설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서서히 퍼져 나가기 시작한 예방 장치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수 단말기와 설치 경로

스몸비 예방 사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작년 8월부터 ‘스마트폰 차단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개인이 스마트폰에 ‘스마트폰 차단 앱’을 설치할 경우 횡단보도 진입 시 앱이 실행되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차단하고 음성 및 진동으로 주의를 환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횡단보도가 아니더라도 주위에 장애물이 있을 시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잠기게끔 하면서 보행자가 안전에 유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로 활용할 수 있다.

용인시에서는 스쿨존에서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 기능을 원천 차단하는 사업이 시범적으로 추진된다. 지난달 13일 용인시는 신갈초등학교 주변 통학로 1.5km 구간에 스마트폰을 제한하는 특수 단말기 120대를 설치하였다고 발표했다. 사용된 단말기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놓은 스마트폰이 30m 이내에 진입할 경우 데이터 사용을 차단하고 인터넷을 강제로 접속 불가하게 만든다.

애플리케이션은 ‘부모용’과 ‘아이용’으로 나누어져 아이용은 안전사고를 유의할 수 있게끔 해주고, 부모용은 아이들 관리가 가능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부모용 앱에서는 아이의 앱 삭제 여부도 열람할 수 있고, 아이 스마트폰에 연동하여 데이터 사용 관리나 위치 추적 등의 기능도 할 수 있다. 단순히 도로에서의 안전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안전을 관리해줄 수 있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을 이루면서 우리 삶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 때문에 법적 규제만으로 스몸비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다양한 예방책 또한 사각지대가 존재하기에 모든 안전사고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하여 더욱 안전하고 체계적인 대책이 등장할 필요성은 있겠으나, 개개인의 경각심이 깨어나지 않으면 완벽히 막아낼 수 없음이 분명하다. 도래한 IT 시대, 스마트폰의 매력에 빠지는 것도 좋지만, 안전을 위해 보행 시에는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수습기자 송민서

이미지 출처

https://www.kgnews.co.kr/mobile/article.html?no=714533

https://www.google.co.kr/amp/s/m.yna.co.kr/amp/view/AKR20220713052800061

http://www.cctv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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