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퇴사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수능시험 졸업생 비율 22년 만에 최고치

작성자
박 세환
작성일
2022-09-10 15:59
조회
25

▲수능 고사장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된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다가오는 11월 17일에 진행된다.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지원자 수는 50만 8천30명으로 지난해 진행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지원자 수보다 1,791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수능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지원자 가운데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의 비율이 30%를 넘겼다는 것이다.

올해 수능의 재학생 지원자 수는 35만 239명으로 2022학년도 수능 대비 2.9%가 감소하였다. 이는 작년에 비해 1만 471명 줄어든 것으로 적은 수치라고 볼 수 없다. 수능 지원자 감소의 여러 원인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원인은 해가 지날수록 감소하는 출산율이다. 출산율의 저하로 자연스레 고등교육까지 받은 학생의 수가 줄게 되었다는 것이 근거이다.

한편, 졸업생 지원자 수는 7,469명이 증가한 14만 2,303명이다. 검정고시 졸업자를 비롯한 기타 지원자 수는 1,211명이 늘어난 1만 5,488명으로 졸업생 지원자와 기타 지원자를 합하면 31.1%에 육박한다. 이들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흔히 ‘N수생’으로 불리는데, 이들의 지원율이 해마다 증가하더니 2023학년도 수능시험이 다가오면서 최고 수치를 기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입시 학원 중 하나인 종로학원은 졸업생 지원자와 기타 지원자를 합친 비율은 1997학년도 수능 때의 33.9% 이후 2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기타 지원자를 제외한 졸업생 지원자 비율만 놓고 보았을 때 2001학년도 29.2%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에 대해 "정시 확대, 통합 수능, 의·약학 계열 선호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졸업생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한, 문영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본부장은 "1990년대 초반을 제외하고는 지금 졸업생 비율이 가장 높다."라면서도 "졸업생·검정고시생 비율이 예년에 비해서 높은 부분에 대해서 출제기관의 입장에서 정확한 원인을 말하기는 어렵고,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고 추정할 뿐"이라고 분석했다.

▲수능 원서접수

  그 외에 분석된 유의미한 수치로 국어 과목 선택과목 중에서는 아직 화법과 작문 과목 선택자의 비율이 더 높지만 전년도보다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들의 수가 늘었다. 수학 과목에서는 확률과 통계 선택자는 절반에 가까웠지만, 현재 심화한 이과 쏠림 현상으로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 비율이 지난해 38.2%에서 5.5%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이 전보다 많아진 것이 원인이 되어 과목별 유불리 현상이 수험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분석이 있다.

올해 수능 지원자 수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수능이 해가 지날수록 졸업생 및 기타 지원자들의 수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분석은 앞서 언급된 ‘정시 확대, 통합수능, 의·약학 계열 선호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다.


▲거리를 걷고 있는 직장인들




  지난 2021년, 한 아나운서는 방송국을 퇴사한 후 '한의대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나운서직을 내려놓고, 한의대 도전이라는 새로운 걸음을 떼려 한다."라며 퇴사 소식을 직접 전했고 퇴사 후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부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방송해 수능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2022학년도 수능 이후 그는 한의대 진학에는 실패했지만, 아나운서 아카데미와 에이전시 설립을 하면서 사업가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 외에도 아이돌의 멤버였던 이가 결혼 후 자신의 꿈인 메디컬 계열을 공부하기 위해 입시학원을 방문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이는 점점 많은 이들이 회사를 퇴사 후 새로운 도전을 향해 정진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를 통해 졸업생 및 기타 지원자의 수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퇴사 후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직장인들이 증가 중인 점도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들도 청년층의 조기 퇴사율이 높다고 보고 있다. 취업 플랫폼 사람인에서 지난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년 이내 조기퇴사자'에서는, 응답 기업의 49.2%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조기 퇴사율이 높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MZ 세대 조기 퇴사의 주된 이유로 '개인의 만족이 훨씬 중요한 세대라서'(60.2%, 복수응답)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이전 세대보다 참을성이 부족해서'(32.5%), '시대의 변화에 기업 조직문화가 따라가지 못해서'(30.5%), '호불호에 대한 자기표현이 분명해서'(29.7%), '장기적인 노력으로 얻는 성과에 대한 기대가 낮아서'(26.8%), '조직 내 불의·불공정을 참지 못해서'(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현 직장인들은 대체로 조직보다는 개인의 만족을 더욱 중시하는 문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며 그 방법에 수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994학년도부터 시행된 수능은 통합 교과서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 위주로 출제하되 수험생의 선택권을 넓히는 한편, 출제 과목 수는 줄여 입시 부담을 덜어주는 데 역점을 두자는 취지의 시험이다.

현재 수능은 취지와 달리 변별력을 높이는 문제를 내는 데에 집중되어 있어, 많은 수험생에게 비판받고 있다. 그러므로 졸업 및 퇴사 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이들과 사회 초년생을 앞두기 전 선택의 갈림길에 선 수험생 모두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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