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월급과 연금개혁
▲ 공무원 임금 인상률 관련 시위
최근 정부는 내년 중앙정부 공무직의 임금 인상률을 2.2%로 발표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공무직과 공무원의 임금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혹자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미비한 임금 인상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여기서 공무직은 우리가 흔히 알던 공무원과는 다른 개념이다. 공무직은 정부 기관에서 청소나 시설관리 그리고 조리 업무를 맡은 이들을 일컫는 직책에 해당한다.
공무직의 임금은 인상 후에도 물가 상승률은 물론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밀린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명을 관리하는 공무직 노동자 월급의 실수령액은 183만 원이다. 이는 최저임금 191만 4,440원에 급식비 14만 원을 더한 값에서 많은 공제를 제외한 값이다. 이에 대해 한 시설 관리 노동자는 "누가 아파도 병원을 솔직히 마음껏 가지 못하는 그런 실정이에요."라며 공무직의 박봉이 삶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였다.
학교에서 급식 조리 업무를 맡은 정경숙 씨도 상황은 비슷했다. 4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에 조리실에서 8시간을 빠짐없이 채워가며 일하지만 한 달에 230만 원에 월급밖에 받지 못하는 현실에 처해있다. 정 씨는 마찬가지로 "문화생활 이런 거는 아예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먹고사는 거에 너무 급급한 거죠. 지금 급여 가지고는 사실 마이너스예요."라며 현 공무직 월급에 대해 한탄을 하였다.
대한민국에 현재 존재하는 공무직 노동자들은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 약 33만 명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까지 합하면 약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어지간한 대도시 인구수와 맞먹기 때문에 결코 적은 수라고 할 수 없다.
이번 임금 인상률 발표안의 피해는 비단 공무직에만 해당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번 발표안에서 5급 이하 공무원들의 임금 인상률도 1.7%만 적용했다. 9급 공무원의 경우는 2023년을 기준으로 매달 171만 원의 월급을 받아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른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시위
이러한 상황에 분노한 일부 공무원들은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물가는 7%대 상승, 임금은 1%대 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치솟은 물가 대비 뒤처진 임금 인상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시위를 주최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의 김재현 씨는 "최근 역대급 폭우 속에서도 밤샘 근무 그리고 복구 작업까지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이 돈으로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집을 살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공직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동안 여러 번 도마 위에 올랐지만, 이제는 진짜로 눈앞에 다가오게 된 연금 개혁은 많은 공무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 할 거 없이 모두 공무원 연금 개혁안에 대해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 이유는 국민연금이 향후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재정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 연금을 일부 삭감하는 대신 그 재정을 국민연금에 보태는 과정을 채택한 것이다. 마지막 국민연금 개혁안이 진행된 2007년 이후로 이와 같은 개혁안을 많은 이들이 생각해왔고 원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반대 여론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개혁이 흐지부지된 경우가 많았다.
▲ 연금개혁특별위원회
15년을 미뤄왔던 연금 개혁안이 올해 추진된 이유는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더는 미뤄둘 수 없는 사안이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개혁안은 9월에 국회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출범해 국민의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에 집중한 구체적인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연금 개혁과 관련한 공무원 연금 삭감은 아직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해마다 이 같은 의견이 나올 때마다 일부 공무원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공적 연금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흑자를 기록하는 국민연금과 사학연금도 머지않아 적자를 새기게 될 곤경에 처해있기 때문에 연금 개혁을 환영하는 공무원들도 늘고 있다.
공무원의 연금 개혁과 낮은 임금 상승률은 현재 9급 공무원 경쟁률을 낮추는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100 대 1을 자랑하던 9급 공무원의 경쟁률은 해마다 줄고 있으며, 공직을 제외한 다른 계층의 복지 제공안에 의해 공직을 관두는 등 공무원의 인기를 식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공직과 그 외의 계층 간 그리고 공직 내에서의 불평등 감소다.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 국민과 공직은 국운을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직 갈 길도 멀고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만족하게 하기는 상당히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균형‘을 맞추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수습기자 박세환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4/0001219982?sid=101
https://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29223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6/0000044354?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