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트렌드가 된 ‘소식’, 따라 해도 될까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2-09-20 23:38
조회
1458

▲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

   몇 년 전부터 방송업계는 이른바 ‘먹방’이 성행하였다. 유튜브 등의 콘텐츠에서 점차 유행하기 시작하여 어느덧 TV 프로그램에서도 어디서나 먹방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인기를 주도해 온 것은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먹는 방식이었다. 일반 사람들은 쉽게 먹기 힘든 양의 음식을 어렵지 않다는 듯 먹는 모습을 보며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먹방’의 트렌드가 점차 변해가고 있다. 그동안의 흐름과는 전혀 다르게 이제는 적은 양의 음식을 먹는 ‘소식’이 인기다. 최근 몇 년간 방송계를 장악했던 대식가들의 폭식에 가까운 먹방에 지친 시청자들이 적은 양을 꼭꼭 씹어 먹는 소식가들의 모습에 색다른 매력을 느낀 것이다.

   전문가는 “기존 먹방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뿐 아니라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환경에 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음식을 과도하게 낭비하거나 남기는 것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불어났고, 그 결과 소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사IN과 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후 위기가 나의 일처럼 가깝게 느껴진다.’라는 질문에 긍정하는 답변이 약 64.5%로 절반을 넘겼다. 기후 위기를 맞이하게 된 주요 원인이 ‘인간 활동’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86.7%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다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소식’ 열풍의 선두 주자 방송인 박소현

  ‘소식’의 인기는 단순 유행의 일종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심지어 긍정적인 효과도 존재한다. 그동안 입이 짧아서, 배부른 느낌이 싫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타인보다 음식을 적게 먹었던 사람들이 더욱 당당하게 음식 앞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평상시 우리 사회에서는 적게 먹는 사람에게 왜 이렇게 적게 먹느냐며 꾸중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하지만 소식 먹방이 유행한 뒤로는 오히려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등 소식을 향한 시선 자체가 바뀌었다.

   소식을 효과적으로 실천한다면 노화 방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식은 무병장수 노인들의 대표적인 건강 비법 중 하나로 알려졌다. 미국 페닝턴 생의학연구소 연구팀은 21~50세의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그룹은 2년간 열량을 15% 줄인 채 식사를 하고, 한 그룹은 평소의 식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섭취 열량을 줄인 그룹은 대사가 약 10% 정도 느려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사로 인해 발생하는 과도한 체내 활성산소가 노화를 일으키는데, 열량 섭취를 줄임으로써 대사가 느려져 노화 속도가 천천히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질병의 위험 또한 줄어들어 무병장수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렇게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음에도 전문가들은 소식의 성행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과식도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이는 소식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특히나 정상 체중이거나 저체중에 해당하면 무턱대고 소식을 따라 했다가 되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박현아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교수는 “정상체중이나 마른 사람들이 소식하는 것은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체중이 감소할 경우 질환이 발병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양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섭취를 해줘야 건강에 문제가 없는데, 자신의 나이나 체중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적게 먹으면 건강을 챙기려다 되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경우에도 소식을 권하지 않는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양현 교수는 “필수 영양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소식을 한다면 오히려 성장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사람 또한 소식을 피해야 한다.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다간 칼슘과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져 근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 또한 마찬가지다. 당 수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과도하게 소식을 할 경우 저혈당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앓고 있는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제대로 확인해서 섭취할 필요가 있다.

   나이나 체형, 질병 여부에 상관없이 극단적인 소식은 건강에 적신호를 켜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는 영양결핍으로 근손실을 불러올 수 있으며, 마른 비만으로 진행되기 쉽다. 인체에 필요한 적정량의 에너지원과 영양소를 공급해주지 못하므로 활동력도 저하되고 뇌 기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식가들의 모습이 부러워 무심코 따라 한 대가로 건강을 잃게 될 수도 있다.


▲ 균형 잡힌 식단

  소식가들의 식습관을 도전해보고 싶다면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끔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현재 본인이 섭취하는 양에서 밥을 살짝 덜어내는 등 무리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일반적인 음식량의 70~80%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적절한 소식이지 극단적으로 적게 먹는 것은 절식에 가깝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식을 할 경우에는 섭취량 자체가 줄기 때문에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적게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서는 반찬보다는 밥 양을 줄이는 것이 도움된다. 고기나 채소 반찬 등은 평상시 양만큼 먹어야 비타민, 칼슘 등의 필수 영양소를 충족할 수 있다. 대신 밥이나 면 같은 영양소가 비교적 적은 음식을 적게 먹음으로써 소식을 진행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트렌드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존중받고 인기를 끄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조건 없는 선망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각자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기에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인보다 자신을 이해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건강을 생각하는 식습관을 가지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https://cm.asiae.co.kr/article/2022081215084645666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2061501604&ref=go

https://www.itbiz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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