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유급휴가 적용 못 받는 비정규직

작성자
박 세환
작성일
2022-10-13 12:26
조회
38




▲ 출근 중인 직장인들

 

  비정규직과 관련한 문제는 2010년대부터 두드러져 왔고 국회에서도 비정규직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항상 있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었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비정규직을 지키기 위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마련되어도 이를 준수하는 이들이 적다는 것과 법에 해당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피해를 꼽을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피해와 우리가 근로기준법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 다룰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빨간 날’로 불리는 법정공휴일은 근로자가 일을 나가지 않고 쉴 수 있는 날이며, 합법적으로 근무하지 않을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날이다. 다만 법정공휴일이라고 무조건 근무를 못하는 건 아니다. 근무가 가능하기는 하나 이런 때에는 법정공휴일 외에 지급되는 수당과 기준을 달리하여 지급한다.

 

  하지만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서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인 ‘법정공휴일 근무 형태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중 44.2%에 해당하는 비율이 ‘법정 공휴일에도 평일처럼 일한다.’라고 응답했다. 이를 통해 5인 미만 사업장의 수많은 노동자가 유급 휴가를 받지 못한 채로 근무 중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앞서 언급된 항목 외에도 ‘유급 휴일로 쉰다.’라는 항목에는 47.9%가 응답했고 ‘휴일 근무 수당을 받고 일한다.’라는 항목에는 7.9%가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용 형태로 나누어서 조사했을 때는 비정규직 중 44.5%가 법정 공휴일에도 평일과 동등하게 일한다고 정규직은 해당 질문에 7.3%만 그렇다고 답해 ‘유급 휴일 미적용 문제’가 비정규직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 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법정 공휴일에도 휴일근무수당을 받지 않고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이 휴일근무수당을 제대로 받고 일하는 근로자들보다 약 5배 이상으로 많았으며, 같은 질문에 응답한 7.3%의 비율을 차지한 정규직들과 비교했을 때 약 6배 이상 더 힘든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는 현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현 근로기준법은 2018년 3월에 개정되었는데, 해당 개정을 통해 ‘일요일’을 제외한 ‘연휴’와 ‘공휴일’은 수당을 받고 쉴 수 있는 ‘법정 유급 휴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는 법안이 개정된 2018년부터 기업체의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되었기 때문에 2022년이 되어서야 5인 이상 영업장이 허용되었다. 이 때문에 아직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5인 이상 영업장이 허용되기 전인 2022년 이전에는 법의 구제를 받지 못한 이들이 지금보다 더욱 많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법정 유급 휴가만 받지 못했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것이며, 우리가 고민해야 할 숙제가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욱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들이 유급 휴가 외에 유급 연차도 정규직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조사한 ‘유급 연차 사용 여부’ 항목에서 정규직은 80.3%가 유급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응답했지만,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는 각각 43.6%와 41%로 응답해 절반인 50%도 채 넘기지 못했다.

 

  종합해서 정리해 보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법안에 명시된 유급 휴가를 정규직 근로자와 달리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설문조사를 시행한 ‘직장갑질119’의 김기홍 노무사는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사업장 규모가 작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헌법상 기본권 침해”라며 “이를 악용해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드는 등 법을 피해 가려는 시도도 끊이지 않고 있다.”라고 현 법안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 자영업자

 

  일각에서는 비정규직이면 모를까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정규직과 같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경우,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전국 각지의 소상공인들에게 눈엣가시가 될 법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2008년과 2018년 그리고 2020년과 2021년에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근로기준법 적용에 관한 개정 법률안도 국회에 발의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개정 이슈가 나올 때마다 경영계의 반발이 있었고 굳이 경영계의 반발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5인 미만 사업장은 영세한 자영업자인 경우가 많고 노동실태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임을 고려해 국회는 개정을 보류하는 태도를 취했었다.

 

  하지만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2015년에는 약 400만 명이었던 2019년 기준 약 490만 명까지 늘었고 이들은 노동시장 내에서 22.9%의 절대로 무시하지 못할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영세함을 근거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빼앗을 수는 없다.

 

  물론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좋지 않은 상황에도 공감이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느닷없이 찾아온 자영업의 불황과 반짝 찾아온 배달 특수 등 탓에 유례없는 줄타기를 경험 중인 자영업자들 처지에서는 인건비 하나하나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심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법안 개정도 강력한 처벌도 아닌 우리들의 관심이다. 이미 네 차례나 법안 개정의 움직임을 보였었지만 그때마다 법안은 보류되었었다. 단순 경영계의 반발과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경청한 것이 원인이었다면, 이는 일반 시민 대다수에게는 해당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해결해 투명한 고용시장을 보고 싶다면 비단 노동계만 나설 게 아닌 문제를 인지한 우리가 지속해서 관심을 둬야 할 때이다.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757316?sid=102
http://www.econ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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