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사이비 종교로 무너진 삶

작성자
김 나영
작성일
2022-10-23 17:11
조회
36

드라마 구해줘의 한 장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이상한 교리에 빠져 현실 감각을 잃는다. 이들은 자신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는 일에도 온몸을 투신한다. 더러는 가정을 버리거나 직장을 버리고 자신의 전 재산을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로서 이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전부터 이러한 사이비 종교에 관한 이슈가 계속 주목받아 왔는데, 최근 '고딩엄빠2' 출연진이 안산 구마교회에서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이번 기사에서는 사이비 종교와 그 피해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고딩엄빠의 한 장면

9월 13일 방송된 MBN ‘고딩엄빠2’ 15회에서는 19세에 엄마가 된 김다정이 출연해 11년 동안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착취를 당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방송에서는 먼저 김다정의 충격적인 유년 시절이 재연드라마 형식으로 그려졌다. 김다정은 여섯 살에 엄마와 함께 한 종교단체에 들어가 11년간 제대로 된 정규 교육 한번 받지 못하고 노동 착취를 당하며 자라왔다고 밝혔다. 또한, 매달 감당하기 힘든 헌금 액수를 내야 했고,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자녀에게까지 견디기 어려운 체벌이 가해졌다며 부모들 역시 피해자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자유 없이 비정상적인 집단생활을 해야 했지만, 부모의 도움으로 17세에 종교단체를 떠나 처음으로 독립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다정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종교 시설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렵다며 그 시절 트라우마로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음을 고백했다. 당시 종교집단에서 영상 착취물을 찍어서 보관하며 그곳을 나올 시 인터넷에 퍼뜨릴 것이라고 협박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다정은 과거 ‘미성년자 영상 착취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이비 종교단체의 피해자였던 것이다. 김다정의 친구 역시, 엄마가 한 달에 2천만 원인 헌금을 못 내면, 내 얼굴에 똥을 바르는 체벌을 받았다고 했다.

김다정은 종교 시설을 좀 더 일찍 떠나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며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박재연 심리상담가는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거부할 수 없는 대상에게 당한 모든 일은 그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면서, 본인에게서 원인을 찾으려 할 텐데, 내가 저항할 수 없는 부분이었으니 나 자신을 비난하면 안 된다고 자신에게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다정은 안산 구마교회 사건의 피해자였다. 안산 구마교회는 안산시 상록구 모처에 전원주택을 본거지로 삼으며 약 25년간 운영해왔다. 지난해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보도에 따르면 이 교회는 신도들을 상대로 성착취, 성폭행, 노동 착취, 헌금 착취, 강제 결혼 등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주 오 씨는 거동이 불편함에도, 사리사욕이 넘쳐 온갖 명품과 보석, 외제차로 부를 과시하고 자신의 동생과 부인을 행동대장으로 삼아서 갖은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미성년자를 약취하고 유인해서 빚의 굴레에 빠지게 한 뒤, 강제로 결혼하게 하고 강제로 아이를 낳게 하는 등의 만행을 펼쳤다. 그뿐만 아니라 A목사는 "음란마귀를 빼내야 한다."라며 성착취 영상물도 제작했다. 결국 A목사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안산시 단원구 구마교회에서 아동·청소년 신도 4명과 성인 신도 1명 등 5명을 강제로 추행하고,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한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드라마 구해줘의 한 장면

사이비 종교에 빠지면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이상한 교리에 빠져 현실 감각을 잃는다. 이들은 자신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는 일에도 온몸을 투신한다. 더러는 가정을 버리거나 직장을 버리고 자신의 전 재산을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현상은 크게 다음의 3가지 요소로 인해서이다. 첫째로, 따뜻한 엄마의 품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 있을 때 사이비에 빠지기 쉽다. 정신분석학에서는 기본적으로 매우 힘든 일을 당하거나 트라우마를 겪게 됐을 때, 우리의 정신이 어린아이 때의 미숙한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시 부모님처럼 이끌어주고 지지해줄 사람을 갈망한다고 한다. 이렇게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이 쉽게 사이비 신도들의 먹잇감이 된다. 사이비 종교가 상담가를 대체할 만한 환경을 제공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런 따뜻함에 이끌려 처음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게 된다.

둘째로, 의지할 수 있는 강력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취약한 상태에 빠진 성인은 다시 아이처럼 유약한 상태로 돌아가기에 어릴 때처럼 방향을 제시해주고 잘못했을 때는 처벌해주는 부모 같은 사람을 갈망하게 된다. 사이비 교주는 이러한 요구에 들어맞는 역할을 한다. 사이비 교주가 항상 부와 고귀함을 과시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신적인 능력을 내세우는 경우가 허다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흑백 논리로 정신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사이비 종교는 흑백논리를 이용한 유독 직접적이고 명료한 교리체계를 펼치려는 경향을 보인다. 신천지의 강사들은 마치 수학 문제의 정답을 찾듯 성경 내용을 명료하게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이단 사이비 종교로 말미암은 피해는 어딘가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종교를 빙자한 사기집단의 패악으로 가정파괴와 학업, 직장포기 등 사회적 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종교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묵인돼 온 것이 사실이다. 피해자와 전문가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종교실명제와 사기포교 금지법, 피해보상법 등 유사종교피해방지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로서 인정되지 않는 이단 사이비 단체가 정체성을 숨기고 사기 포교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법이 제정될 경우 속아서 활동했다가 금전적, 물질적 손해를 당한 피해자가 보상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체를 감추고 포교하는 행동들은 사회 기본 질서를 흐트러트리는 것이기 때문에 근절돼야 한다.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도나 보상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사이비 종교와 그 피해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사이비 종교범죄는 종교로 위장하고 종교를 빌미로 성범죄나 폭력 및 사기범죄를 일으키는 범죄조직으로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사이비 종교범죄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예방책부터 피해자들을 위한 법까지도 필요로 해 보인다.

사진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uptown99&logNo=221041178597

https://www.wikitree.co.kr/articles/788632

https://www.insight.co.kr/news/129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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