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태블릿PC, 이제는 강의실 필수품?

작성자
최정우
작성일
2022-11-30 18:17
조회
116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대학 강의실의 모습은 코로나 이전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노트와 필기구를 이용해 손 글씨를 쓰며 수업을 듣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대부분 학생은 태블릿PC와 그에 딸린 펜만 가지고 수업에 참여한다.

 


태블릿PC를 이용한 필기

 

  태블릿PC 필기는 손으로 직접 필기한다는 점에서 종이 필기와 유사하지만, 필기 앱에 탑재된 기능을 바탕으로 형광펜, 볼펜 없이도 다양한 색상의 잉크와 속지를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노트 템플릿 디자인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직접 만든 디자인의 템플릿이나 자신만의 필기 앱 사용 팁을 학생끼리 공유하는 때도 빈번하다.

 

  또한, 태블릿PC와 키보드를 연결하면 직접 필기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받아 적을 수 있으며, 오타도 빠르게 수정할 수 있다. 휴대하면서 간단한 문서작성도 가능해 무거운 노트북보다 간편하다. 수학이나 물리 등 수식과 계산이 필요한 수업에서는 전용 펜으로 필기하는 등 수식이나 기호를 치기 어려운 키보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또한, 주어진 PDF 파일에 밑줄을 치거나 추가적인 설명을 적고, 색도 바꿔가며 중요한 부분에 차등을 두어 분류할 수 있다.

 

  일부 필기 앱을 이용하면 수업 별 파일 정리도 쉬워 관리하기에 좋다. 공부할 때도 편리하게 페이지를 넘기며 볼 수 있고, 수많은 페이지 속에서 '찾기' 기능으로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핵심만 골라서 찾아낼 수 있다.

 


아이패드를 이용한 필기

 

  태블릿PC는 예체능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태블릿PC로 넘기면 자세하게 확대해 보며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다. 펜을 이용해 그 위에 스케치할 수 있으며, 마치 전문적인 그래픽 장비를 사용한 듯 표현할 수 있다. 음악 관련 앱을 이용해 여러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고, 각 악기의 선율을 그래픽으로 표현된 이퀄라이저를 활용하여 조정할 수 있다. 세밀하게 악보를 짜서 자동으로 연주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에는 '멀티윈도' 기능으로 수업과 필기를 한 화면에서 할 수 있다. 인터넷 강의와 대면 강의 각각의 용도에 맞춰 빠르게 적용해 나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태블릿PC 하나로 많은 전공, 교양서적, 프린트물을 대체하면서 무겁게 많은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일각에서는 수많은 종이를 소비하지 않으니 친환경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태블릿PC가 점점 높은 사양으로 변화하고 다양해진 앱에 따른 최적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태블릿PC를 찾는 사람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점도 있다. PC의 마우스 역할을 완벽하게 대체할 기능이 없으며, PC에서 사용하는 앱을 태블릿PC에서 같은 환경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일부 단축키나 앱 고유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도 한다.

 

  또한, 인터넷에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특성에 따라 수업 시간에 다른 길로 새기 쉽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SNS가 연동되어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의 소식이 알림으로 뜨거나 다른 동영상을 보는 등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높은 가격도 태블릿PC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가장 성능이 좋은 제품은 2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하고, 따로 구매할 전용 펜도 10만 원대로, 젊은 학생들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태블릿PC가 강의실 필수품으로 자리하면서 대학가 인쇄소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인근에서 30년 넘게 인쇄소를 운영한 유 씨는 "모두 태블릿PC로 필기하고 자료를 주고받는다. 앞으로 종이 문화가 더 빨리 사라질 것 같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유 씨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도 거쳤지만, 코로나19만큼 큰 변화를 준 시기는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시작되자 학생과 교직원들은 종이 출력물 대신 디지털 파일로 강의 자료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유 씨가 운영하는 인쇄소도 매출이 약 70% 줄었다. 학교 주변 다른 인쇄소들도 3년간 줄줄이 문을 닫았다.

 


인쇄소에서 인쇄하는 모습

 

  종이 대신 디지털 파일 사용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서 대학가 인쇄소의 회복은 먼 이야기가 되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로 종이 출력물을 스캔하면 PDF 파일로 쉽게 변환할 수 있어 파일 변환을 위해 인쇄소를 찾는 경우도 많지 않다. 매출의 가장 큰 몫이던 강의 자료 인쇄 급감과 더불어 세미나와 학술행사도 사라지면서 인쇄소의 타격은 더 커졌다. 직장인 임 씨는 "과거 학회를 할 때는 한 달에 한 번 500장을 10부씩 인쇄했었다."라며 "요즘은 학회도 비대면이다 보니 온라인으로 자료를 나눠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인근의 한 인쇄소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대면 수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외에도 대학 근처 여러 인쇄소가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어려움을 표했다.

 

  취업준비생 이 씨는 "과거엔 교수님이 태블릿PC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프린트하기 위해 인쇄소를 자주 갔지만, 이제는 취업 준비뿐 아니라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도 태블릿PC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강 씨는 "태블릿PC에 강의 자료를 넣으면 무거운 책을 들고 도서관에 오가지 않아도 된다. 종이에 필기하는 것처럼 복잡한 풀이도 가능해 시험지와 각종 자료가 아주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다."라며 태블릿PC 활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편의를 위해 등장한 태블릿PC는 어느새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태블릿PC를 구매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며 구매를 후회하는 이들도 종종 나타난다. 본인의 사용 용도와 활용성을 잘 고려하여 신중하게 구매를 결정하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https://www.newscj.com/article/20221104580032

https://www.apple.com/kr/ipad-10.9/why-ipad/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2/07/15/TWRXFQR4PZFVPLC4I2USF5IIYI/?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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