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일회용품 규제 시행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2-12-06 17:12
조회
56

▲ 편의점의 일회용품 규제 시행 안내 문구

 

  지난 24일부터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가 확대되었다. 새롭게 적용된 규제 대상은 카페나 음식점 등에 사용되는 일회용 종이컵, 일회용 빨대 및 젓는 막대, 일회용 우산 비닐 등이 있다. 매장 면적 또한 33m2 이상의 편의점, 제과점, 종합소매업 등으로 확장된다. 무상 제공금지로 시행되던 이전과는 달리 사용금지로 강화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되기 시작하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할 것이다. 당장 카페나 식당에서는 일회용 컵과 빨대 사용이 전면 금지될 것이며, 편의점에서는 앞으로 물건을 담아갈 비닐봉지를 구매할 수 없고, 비가 오는 날이면 빗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제공되던 우산 비닐 또한 제공되지 않는다. 이전까지 응원 목적으로 자주 사용되던 플라스틱 응원용품의 사용 또한 금지될 전망이다.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가 이렇게 급진적으로 확대된 것에는 팬데믹 상황이 한몫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연간 400억 개를 웃도는 일회용 컵과 빨대를 사용해왔다. 이에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마련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번진 코로나 바이러스로 약 3년간 미뤄오다가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전염병이 끝물을 보일 때쯤 시행하게 된 것이다. 팬데믹 1년 만에 종이류 25%, 플라스틱류 19%, 스티로폼류 14%, 비닐류 9% 등 일회용품 소비가 급증한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화되는 과정에서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한 편의점주는 “지금도 비닐봉지값을 받는 것으로 고객 불만이 있는데, 캔 음료처럼 무거운 상품을 종이봉투에 여러 개 담았을 때 찢어지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서로 곤란해질 것 같다.”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예전처럼 비닐봉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20~50원의 금액을 책정한 것만으로도 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지는데 아예 금지되면 얼마나 심하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비닐봉지 사용 시 비용을 지급하도록 시스템이 이루어진 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문제로 고객과 승강이를 벌였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비닐봉지는 원래 무상 제공되는 것이 당연시되는 품목이었는데, 법이 바뀌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고객과 혼선이 생긴 것이다.

 


▲ 일회용 비닐봉지 대체품

 

  이러한 우려를 가중한 것은 비닐봉지의 대체품이 명확하지 않고, 일부 상황에만 비닐봉지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 편의점주는 “종량제 봉투의 경우 대부분 20리터로 편의점의 소량 구매 물품을 담기엔 너무 크다.”라고 걱정했다. 비닐봉지의 대체재로 종량제 봉투나 종이봉투가 주로 언급되는데, 종량제 봉투는 편의점에서 사용하기엔 상당히 크고, 종이봉투는 찢어질 우려가 있어 일회용 비닐봉지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야채 등 박스에 담긴 상품을 필요한 양만 구매할 때 사용되는 속 비닐은 일부 상품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고기, 생선, 두부처럼 물기가 있는 제품이나 흙이 묻어 있는 채소 등은 비닐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여 예외적으로 일회용 비닐봉지의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품목 특성상 개별 포장도 어렵고,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기도 모호하기에 이러한 판단은 합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소비자 로서는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된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면서 혼선을 빚을 여지가 생긴 것이다.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관련 업계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호소가 이어지자 정부는 일회용품 규제 시행에 1년간의 계도 기간을 두기로 했다. 그대로 규제를 시행하긴 하되, 1년간은 적응을 위하여 단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사업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하여 매장 내 일회용품을 보이지 않게 조성하거나 무인 주문기에서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등 캠페인을 벌이며 제도 정착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되려 정책 후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일회용품 규제 ₩뿐 아니라 앞서 올해 6월에 예정되었던 일회용품 컵 보증제 시행 시기를 12월로 미루었고. 올해 4월 시행된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금지 규정에 대해서는 단속을 거의 하지 않는 추세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지자체 여건에 따라 일부 단속 또는 계도 기간 부여의 자율권을 주겠다.”라고 밝혔다. 환경 관련 정책을 이런저런 이유로 유예하거나 자율권이라는 명목으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규제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개인 텀블러와 다회용 컵 사용 비율은 2018년 44.3%에서 정부 단속 이후인 2019년에는 93.9%로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단속이 유예되면서 2020년에는 다시 46.6%로 급격히 하락했다. 신우용 서울 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이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은 업체 자율에 맡기기보다 정부가 규제하고 단속할수록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측면을 보았을 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데 무엇보다 정부의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해서 제도 시행이 유예되고 축소되는 전망이다. 환경시민단체 연합인 ‘한국 환경 회의’는 성명을 통해 “이번 규제 내용은 이미 지난해 말 결정돼 시행일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을 확보하여 준비를 해왔다. 계도 기간을 통해 이를 유예하면서 사실상 규제를 포기한 것에 가깝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컵 보증금제, 폐기물 부담금제 등 각종 규제 정책을 도입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완화되거나 폐지되곤 했다. 이번 일회용품 규제의 시행이 1년간 계도 기간을 가지게 된 것처럼 업계 부담과 소비자 불편이 환경 문제 보다 우선시되면서 일상의 문화를 바꾸는 데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지속되는 환경 문제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이제는 정말 일회용품을 멀리해야 한다. 기후 문제는 언젠가부터 당연한 위기로 자리 잡았으며, 글로벌 산업 지형 또한 그에 따라 크게 바뀌고 있다. 환경으로 말미암은 위기 대응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행태다.

 

  탄소 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더는 환경 정책이 미뤄지지 않도록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 또한 등한시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환경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면, 업계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며 자연스레 환경 정책 또한 자리 잡기 수월해질 것이다. 모두가 살아가야 할 세상을 위해서라도 계도 기간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일회용품을 멀리하는 생활 습관을 정착시킬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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