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안전하게 출근할 수 있을까?

작성자
최정우
작성일
2022-12-07 17:47
조회
55
  300명 넘는 사상자를 낸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참사 후 몇 지자체에서는 대규모 인파가 예상되는 축제를 취소하고, 수도권 광역버스의 입석을 금지했으며, 전철역과 행사장 등에 질서유지 안전요원과 경력을 배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밀집’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압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람으로 가득 찬 1호선 열차

 

  일명 ‘지옥철’이라 불리는 지하철은 이태원 참사 후에도 손꼽히는 안전사고 위험지대이다. 여의도역은 출퇴근 시간을 비롯한 혼잡도가 높은 시간에 안전요원 배치 인원을 기존 12명에서 39명까지 늘렸지만, 꼼짝할 수 없는 전철 내부의 사정을 바꾸지 못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김 씨는 “출근하는 사람들 전부 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정말 필사적으로 탄다.”라며 “안전요원이 조절한다지만 출근 시간에는 다음 열차를 타려 해도 사람 많은 건 어차피 똑같으니까 비집고 타게 된다.”라고 말했다.

 

  칸이 적은 열차 ‘김포 골드라인(김포도시철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김포 골드라인은 김포와 서울을 잇는 유일한 전철 노선으로, 혼잡도가 가장 높아 대표적인 지옥철로 꼽힌다. 열차가 급정거하게 되면 사람들이 한쪽으로 우르르 쏠리면서 부딪혀 다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 3년간 경기도 내 5개 경전철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68건 중 32건이 해당 노선에서 발생하기도 하였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문제점이 지적되어왔지만, 개선은 더디다. 직장인 황 씨는 “이러다간 압사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라고 했고, 다른 직장인 김 씨는 “산소가 부족하단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노약자들은 상대적으로 손 하나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 자주 노출돼 위험하게 느껴진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붐비는 김포공항역

 

  출퇴근 혼잡 수준은 다른 열차들도 심각하다. 출근 시간대 9호선 급행열차의 혼잡도는 평균 155.6 퍼센트로 일반열차(95.1 퍼센트)의 1.6배이다. 한 칸의 정원 160명을 기준으로 하면 한 칸에 약 249명이 타는 셈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현재 6칸인 9호선을 2024년 초까지 전동차 48칸을 추가해 급행열차 혼잡도를 평균 120 퍼센트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분산’을 목표로 해야 하지만, 현재 정부의 대책들은 그저 임시방편이라는 비판이다.

 

  최근 경기도가 광역버스 입석 금지를 시행한 데 이어 서울 지하철과 철도노조의 파업이 예고됨에 따라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의 불안과 불만은 더욱 커졌다. 지난 이태원 참사 이후 경기지역 광역버스를 운행하는 KD 운송 그룹 계열은 지난 18일부터 광역버스 입석을 금지했다. 광역버스에 입석 금지는 이미 도로교통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그동안 잘 지켜지지 않다가 참사를 계기로 제대로 시행된 것이다. 그러나 별다른 대안 없이 시행된 탓에 만석 버스를 보며 버스 3~4대를 그냥 보내기 일쑤였다. 이에 갑작스레 출퇴근길 이동 수단을 잃은 사람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만석으로 탑승하지 못하는 버스

 

  11월 30일부터 서울 지하철과 철도노조의 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과 9호선 일부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 총파업이 진행된다면 지하철 운행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출퇴근 시간에 겪는 교통 불편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철도노조는 12월 2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이다.

 


지하철 안에서 시위 진행


  열차 지연과 더불어 빈번히 진행되는 시위 등 각종 이유로 출근길 혼잡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2월 2일까지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2시에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가 1회에서 2회로 늘어남에 따라 지하철역은 더욱 혼잡해졌다. 최근 서울 곳곳에서 각종 집회, 시위와 행진이 진행됨에 따라 지하철역뿐만 아니라 도로에서도 교통이 큰 혼잡을 빚고 있다.

 


여의대로에서 진행된 건설노조 집회

 

  한편, 이태원 참사 후 밀집에 의한 압사 위험이 강조되면서 밀집된 공간에서 최대한 질서를 지키며 스스로 보호하려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에 억지로 몸을 구겨 넣으며 앞사람을 밀어 넣거나 인파가 무질서하게 뒤엉키는 모습은 줄고, 사람이 가득 찬 지하철을 그냥 보내는 경우도 잦아졌다.

 

  혼잡한 출퇴근길에 또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도 인구 분산을 위한 대체 교통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사람들의 불편함은 여전하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이미지 출처

http://www.newsi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866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1108500224&wlog_tag3=naver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112508374061959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107/116354673/1

https://www.fnnews.com/news/202211250836127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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