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주휴수당 폐지 논란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3-01-24 22:25
조회
32
  최근 정부가 근로제도 개혁을 추진함에 따라 주휴수당 폐지 가능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오르면서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정책 자문기구인 미래 노동 시장연구회의 권고문을 기준으로 하여 구체적인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휴수당이란 일주일간 정해진 근로일 수를 개근할 시 지급되는 유급휴일 수당이다. 근로기준법 제55조 1항에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받는 유급휴일의 임금이 바로 주휴수당이다. 현재는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고용주의 법적 의무 사항으로 시행되고 있다.

 

  1953년 도입된 주휴수당은 어느덧 70주년을 맞이한 제도이다.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장시간 저임금 근로에 대해 휴일 보상을 보장해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주휴수당 또한 임금의 일종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을 시 임금체불로 간주하며, 예외적으로 수당 지급의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5인 미만의 사업장도 주휴수당은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 최저임금 및 주휴수당 인상 추이

 

  주휴수당이 임금을 지급받는 데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폐지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만으로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보니 논의 과정에서 여러 걸림돌이 있을 것이고, 따라서 실제로 적용될지 논의로만 그칠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급여를 지급받으며 생활하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주휴수당 폐지 여부에 따라 생계가 달려있으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KBS 뉴스에 따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주 5일 근무 직장인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주휴수당 폐지 시 월 30만 원 이상의 임금이 감소한다고 한다. 이는 비단 직장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휴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또한 근무 시간과 현재 급여에 따라 금액의 차이는 있겠으나 당장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만큼 지장이 있음은 확실하다.

 


▲ 주휴수당 폐지를 둘러싼 고용주와 노동자의 입장 차이

 

  많은 이의 생계가 흔들릴 것을 각오하면서도 주휴수당 폐지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결국 재계와 노동계의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다. 주휴수당은 일정 근무 시간을 채우면 일을 하지 않는 날에도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보니 노동자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도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주어지는 것이다.

 

  주휴수당 폐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주휴수당 폐지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오르면서도 주휴수당 폐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는데, 최저임금이 9,620원으로 오른 지금은 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영계는 “주휴수당을 포함할 시 실제 시급은 1만 원이 넘어간다.”라며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일주일 근무 시간이 15시간 미만을 웃돌게 계약하는 일명 ‘쪼개기 계약’ 또한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이다. 주휴수당으로 인해 경영계의 임금 부담이 높아지면서 주로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는 편의점이나 소상공인들이 자주 쓰는 방식이다. 일주일 근무 시간이 15시간을 넘어갈 경우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대문에 교묘하게 14시간에 그치도록 계약하여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자영업자도 알바생을 여러 명 구해야 하고, 알바생도 여러 곳을 전전하며 일해야 한다며 주휴수당 제도가 모두를 피해받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 주휴수당을 둘러싼 찬반 의견

 

  그렇다면 정말 주휴수당은 폐지해야 마땅한 제도일까.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쪼개기 계약과 경영계의 부담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드는 근거가 세계적으로 주휴수당을 법적 의무로 부과하는 나라가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휴수당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2021년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한 ‘주요 국가의 최저임금제도’ 자료에 따르면 41개 주요국 중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1개국이었다. 경영계는 이를 근거로 들어 G5 국가(미ㆍ일ㆍ독ㆍ영ㆍ프)와 비교하여 유일하게 주휴수당이 있는 나라라며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한다.

 

  하지만 2021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5번째로 길고 OECD 평균 노동시간인 1,716시간보다 199시간 많다. 우리나라보다 노동시간이 더 긴 나라는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칠레인데, 이 중에서 멕시코와 콜롬비아는 우리나라와 같이 주휴수당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2019년 기준 미국과 일본의 연간 노동시간은 1,700시간대, 프랑스는 1,500시간대, 독일은 1,300시간대이다. 게다가 독일은 휴일 노동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며, 프랑스도 2015년 일요일 영업을 허용하기 이전까지는 독일과 동일하게 유지해왔다. 선진국엔 없는 제도라며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기엔 우리나라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주휴수당이라고 명명하진 않지만, 휴일에 수당을 주는 제도는 찾아보면 더 존재한다. 네덜란드는 유급휴가를 쓴 노동자에게 총연봉의 8% 이상을 휴가 수당으로 따로 챙겨줘야 하며, 영국 또한 휴가비를 별도 지급한다. 브라질의 경우 헌법에서 기본급 100%의 연말 상여금과 기본급의 3분의 1 분량의 휴가비 등을 보장하고 있다. 단순히 주휴수당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가 많다고 치부하기엔 허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진보적 학자들 사이에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주휴수당은 없애야 한다.”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임금체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화하여 ‘주휴수당 기본급화’를 이루자는 것이지 현재 지급하고 있는 주휴수당 체제를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 아니다.

 

  고용부 관계자 또한 “통상 월급제는 주휴수당과 관계없이 임금을 정하는 경우가 많아 주휴수당이 폐지된다고 해서 무조건 월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는 사업장도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한 만큼, 주휴수당 폐지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것은 비단 아르바이트생뿐만이 아니다. 어느 사업장에서든 노동자로서 일하고 있는 경우 생계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문제이므로 명쾌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진 화제의 중심으로 자리할 것은 분명하다.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경제적 부담을 안고 경쟁에 뛰어든 만큼 적절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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