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완도 일가족 사망사고 ‘아동학대’

작성자
고 서현
작성일
2022-09-07 15:44
조회
26
전라남도 완도에서 실종된 열 살 조유나양과 부모가 바닷속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이는 ‘아동학대’이자 사실상 ‘살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기사를 통해서 완도 일가족 사망사고 속에서 아동학대를 알아보고자 한다.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 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는 모습

 

7월 3일 경찰이 완도 일가족 사망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 실패에 따른 부모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조유나양의 부친 조모씨(36)가 지난해 3~6월 가상화폐에 1억 3,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최종적으로 약 2,000만 원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했으며, 인터넷에서는 ‘수면제’, ‘방파제 추락 충격’ 등을 검색한 사실을 밝혀냈다.

 

조유나양 부모가 지난 2020년부터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1억 5,00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손실로 빚이 늘어나면서 아버지 조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유나양 일가족 자택 앞에는 각종 독촉장과 미납 고지서 등이 쌓여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 모 초등학교에 다니던 조유나양은 부모와 함께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유나양 가족은 제주도 대신 전라남도 완도에 머물렀다.

 


CCTV에 포착된 완도 일가족의 모습

 

5월 30일 늦은 밤에 거의 외출하지 않은 채 펜션에만 머물렀던 조유나양 가족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확인되었다. 의식이 없는 조양을 어머니 이씨가 업고 있고 아버지 조씨는 옆에서 무언가를 들고 있었던 장면이 CCTV에 포착되었다. 조유나양 부모는 차량에 조유나양을 태운 후 이동했다. 이후 2시간 후인 31일 오전 1시쯤 조유나양과 이씨의 휴대전화가 펜션 인근에서 꺼졌고, 오전 4시쯤에는 조씨의 휴대전화마저 꺼졌다.

 

차량이 일가족을 태운 채 그대로 바다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경찰이 사망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조유나양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조유나양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건 수사 중인 경찰의 모습

 

경찰은 다만 극단적 선택 외에도 사고사 등 다른 사망 원인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인을 알 수 없지만, 익사를 배제할 수 없다’라는 취지의 1차 부검 소견을 밝힌 가운데, 정확한 사망 원인은 정밀 부검을 통해 3~4주 이내에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인양한 차량에서 수거한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에 대해서도 포렌식 분석을 하고 있다.

 

이들의 실종 사실은 체험학습 기간 종료 후에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학교의 신고로 처음 알려지게 됐다. 수중 수색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25일 송곡선착장 인근 바닷속에서 가족이 탑승했던 차량을 발견하고 29일 차량을 인양해 조유나양 일가족 시신을 수습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린 자녀를 죽인 후 자살하는 부모들의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 과거에는 ‘동반자살’이라고 칭했으나, 이는 ‘가해자’ 중심의 언어라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죽음의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린 자녀는 부모의 극단적 선택에 휩쓸려 희생당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피해 아동의 입장에서는 동반자살이 아닌 ‘피살’이며, 살해당한 자녀의 의사와 무관하게 행해진다는 점에서 현재는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스스로 의사 표현을 하거나 저항할 수 없었던 아동의 생명권을 박탈해 살해한 가장 극단적인 아동학대 범죄”라며 “부모가 자녀의 생사를 쥐고 있다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태도와 아이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에서도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범’에게는 유사한 사건이 더는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엄중하게 판결하고 있다. 아무리 부모라 할지라도 자녀를 별개의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것은 그릇된 인식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또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자녀의 생명을 그 의사와 무관하게 부모의 결정에 따라 박탈할 권리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박주영 판사

 

6월 15일에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 부산지방법원 박주영 판사에 의하면, “살해 후 자살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 범죄다. 참담한 심정으로 애통하게 숨져간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 이 이름이 동반자살이라는 명목으로 숨져간 마지막 이름이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살해 후 자살이다.”라고 밝혔다. “전형적인 학대로 아이를 죽이는 경우도 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인 경우, 정말 열심히 산 사람이기에 판결에 고민이 생긴다.”라고 전했다. 완도 일가족 사망 사고도 경제적인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로 바라보고 있다.

 

자녀를 살해 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가해자가 사망하여 처벌할 대상이 없어져 공소권이 없으므로 사건이 종결된다. 하지만 자녀를 살해 후 자살 미수의 경우에는 가해 부모가 생존하고 있어 그에 따른 처벌이 내려진다.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8살 딸을 살해하고 아내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혼자 살아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자녀의 생사를 부모가 결정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서 그릇된 판단”이라며 징역 7년을 선고하였고 항소심에서는 12년으로 형량이 늘어난 사건이었다.

 

한편, 아동학대 처벌법으로 아동학대 치사를 저지른 자는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의 형벌, 아동학대 중상해를 저지른 자는 징역 3년 이상의 형벌이 가해진다.

 

완도 일가족 사망사고는 아동학대의 한 측면으로 보인다. 아동 인권 침해상황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동을 ‘보호’나 ‘통제’의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 시선은 여전하다. 우리는 사회에서 아동의 정체성을 해치거나 정서적인 학대를 당한 아동을 주의 깊게 관심을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습기자 고서현

 

이미지 출처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469446632390912&mediaCodeNo=257&OutLnkChk=Y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627/114160883/2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628_0001923694&cID=10809&pID=10800

https://v.kakao.com/v/2022061600574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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