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친환경을 내세우는 무라벨 생수

작성자
고 서현
작성일
2022-09-07 15:51
조회
18
유통업계에서 친환경을 내세운 ‘무라벨’이 대세이다. 분리수거까지 쉬워 무라벨 제품은 1인 가구에 주목받았지만, 제품 정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기사를 통해서 무라벨 생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생수

무더운 여름철이 오면서 플라스틱 생수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친환경 경영 및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생수 시장에서는 무라벨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두각을 보이지 못한 생수 브랜드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로 여겨진다. 브랜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던 라벨이 사라지며 하위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생산되는 플라스틱 페트병은 30만 톤이 넘는다. 2021년 기준 시민 17.7%는 투명 페트병을 일주일에 7개 이상 소비한다고 응답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실시한 조사를 따르면, ‘생수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576명(83.6%)이 ‘엄청난 양의 일회용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라는 항목을 선택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재활용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2021년 환경부는 먹는 샘물 제조업체 10곳과 협약을 체결해 생수 제품 중 20%를 무라벨 생수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협약체결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여성환경연대는 시민 참여자들과 함께 플라스틱 생수가 소비되는 현장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 매장 약 60군데 정도를 직접 찾아가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묶음 생수

모니터링 결과, 매장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수 브랜드의 개수는 평균 6.1개였다. 모니터링한 전체 장소 중에서 무라벨 생수를 판매하지 않는 경우는 31.1%였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PB 생수 상품의 경우, 환경부와의 무라벨 협약의 대상이 아님에도 상당히 많이 판매되고 있었다.

무라벨 생수의 경우, 묶음으로 팔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먹는 샘물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에 따라 필수적으로 제품명, 유통기한, 수원지 등 의무 사항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낱개 구매가 어렵고 대부분 비닐 포장이 돼 있다. 소비자의 선택이 무라벨로 향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 소비자는 대기업에서 만든 생수라는 점만 확인한 채 제품을 구매했다가 수원지가 ‘중국’이라는 것을 알게 돼 반품했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는 제품 용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겉면에 ‘백두산(중국)’이라는 각인이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따로 라벨에 제품 정보가 없어 수원지를 알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친환경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벨을 다 떼면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별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라며 "무라벨 시대에 제품 정보를 어떤 식으로 고객에게 정확히 알릴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편의점 생수

플라스틱 생수를 소비하는 것 자체가 환경적인 소비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시민 중 한 명은 "무라벨 생수를 팔면서 녹색 한라산 모습을 통해 매우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생수를 파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었다."라고 보고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무라벨 생수를 홍보하는 스티커와 포스터를 붙여놓고, 실제 제품은 다 라벨이 붙어있는 경우도 발견했다."라며 "무라벨이라고 해도 플라스틱병 사용은 마찬가지인데, 무라벨이라는 것으로 플라스틱병 사용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무라벨 이슈가 반드시 플라스틱 생수만의 문제인지도 되짚어보아야 한다. 생수뿐만 아니라, 일부 탄산음료 제품에도 무라벨이 적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생수뿐만 아니라 일반 음료수까지도 무라벨 협약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 또한, 무라벨 생수를 친환경 생수로 포장하는 그린워싱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무라벨 생수

플라스틱 생수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플라스틱 생수 자체를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증가시키는 소용량 생수 판매 및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최근의 동향은 기후 위기의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과 협업해 콜라 등의 청량음료를 본인의 용기에 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었다. 음식도 용기를 들고 다니면서 받을 수 있듯이 편의점 등에서도 음료를 본인의 텀블러에 받을 수 있도록 판매하는 정책도 펼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영국, 이탈리아, 에콰도르, 칠레에서도 로컬 가게들과 협업해 물을 리필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이처럼 플라스틱 생수를 감축시키는 해외 사례들을 국내 사정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 생수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은 기후 위기 시대에 맞춰서 변화한다. 그러나 기업의 변화는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가장 먼저, 기업은 무라벨 생수 확대 등의 소극적인 대응이 '친환경'이라고 홍보하지 말고,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 생수와 같은 다회용 생수 시스템 구축이나 플라스틱 생수병 역회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공공기관이나 관광지 등 사람이 밀집되는 특정 장소에서 생수 판매금지 구역을 설정해 물을 사지 않고 리필하는 캠페인을 시범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관광지가 밀집된 지역을 모니터링했던 시민은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어디든 생수통과 플라스틱 음료 컵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보고했다. 관광지에서도 텀블러 등에 물을 담아 다니는 등 지구를 생각하는 행동이 힙한 것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여행'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생수뿐만 아니라 친환경을 내세운 무라벨 제품이 늘고 있다. 무라벨 제품의 불편함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소비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리는 무라벨 제품에 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수습기자 고서현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358580?sid=102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31614250005295?did=NA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602_0001894675&cID=13001&pID=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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