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버린 몸과 마음을 돌봐야 할 때, 번아웃 증후군
작성자
김승주
작성일
2023-05-17 16:29
조회
30
혹시 일 뿐만 아니라 일상 만사에 대해 의욕을 상실하고 소화 장애, 두통, 만성피로 등에 시달리고 있는가. 또는 최근 들어 업무 성과가 떨어지고, 스스로가 무가치하게 느껴지거나 세상에 대해 환멸감이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표현이 되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의 원인과 특징, 해결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청년재단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만 19~34세 청년 가구원 포함 1만 5,000가구 대상으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33.9%가 번아웃을 겪었다. 이는 청년 세 명 중 한 명꼴로 번아웃을 겪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 청년들을 번아웃에 빠지게 했을까. 설문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큰 이유는 진로 불안(37.6%)이었으며, 다음으로 업무 과중(21.1%), 일에 대한 회의감(14.0%), 일과 삶의 불균형(12.4%)이 뒤를 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들마저 번아웃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청소년기부터 누적된 피로를 꼽는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이 10대부터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데, 성인이 된 후 혹독한 취업 경쟁에서 또 한 번 버텨야만 한다. 이에 따라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도 쉬고 싶은 마음이 앞서 번아웃이 오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많은 청년이 취업난 속에서 경쟁하며 스펙 쌓기가 기본이 된 오늘날, 잘해야만 한다는 압박감, 남들과 끝없는 비교, 그로 인해 형성되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번아웃 증후군을 유발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과로가 있다. 동아일보에서 SM C&C의 설문 플랫폼 틸리언 프로와 공동으로 20~60대 남녀 1,54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과로가 32.9%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번아웃 증후군을 겪기 쉬운 환경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노동시간은 1,915시간이었다. 이는 OECD 36개국 중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1위 멕시코(2,128시간), 2위 코스타리카(2,073시간), 3위 칠레(1,916시간)와 같은 중남미 국가들 바로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4위를 차지한 것을 통해 한국의 노동시간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우리는 번아웃 증후군에 쉽게 걸릴 수 있는 환경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자신이 번아웃 된 상태임을 알아차리고 즉시 몸과 마음을 돌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사전 증후 없이 어느 순간 특정 지점에 도달하므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증상이 한번 나타나면 스스로 빠져나와 회복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왔음을 알 수 있는 증상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먼저 번아웃 증후군에 걸리면 신체적으로 무기력하고 소화불량, 두통 같은 증상을 자주 겪을 수 있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은 신체적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크게 정서적 고갈, 비인격화, 성취감 감소 등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받는다. 정서적 고갈이란 업무에 대해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느껴 정서적 자원이 완전히 고갈된 것을 말한다. 비인격화는 자신에게 도움이나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에 대해 냉소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며, 주변 환경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과 타인을 향한 무관심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성취감 감소란 직무 수행에 있어서 자기 일에 대해 효능감이 떨어지고, 그 결과 성취도가 부족해지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번아웃 증후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일상에서 작은 휴식을 찾아내야 한다. 번아웃 증후군에 걸렸다고 해서 갑자기 회사를 관두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제주도 한 달 살기처럼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 휴식보다는 하루에 ‘10분 산책하기’, ‘10분 명상하기’ 등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좋다.
SNS를 잠시 멈춰보는 것도 도움 된다. 자신의 삶을 타인과 비교할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 그렇기에 SNS를 줄이고, 자신의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 번아웃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번아웃 상태임을 주변에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번아웃은 숨기려고 할수록 자신만 힘들어질 뿐이다. 번아웃이 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솔직히 알리고 업무량을 조절하거나 가능하면 직무를 바꾸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우리는 번아웃이 쉽게 올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환경을 개선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동 시간이 OECD 평균 4위인 것과 대비되게 일일 여가 사용 시간은 하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우리나라 여가 사용현황과 삶의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일 24시간 대비 평균 여가 사용 시간은 17.9%이다. 이는 OECD 33개국 중 28위로 일본(19.3%)보다도 낮은 비율이다.
이렇듯 사회 전반의 번아웃 증후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경쟁에 지쳐있는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작정 노동 시간을 연장하기보다 일과 여가 사이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적절한 여가 시간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번아웃으로 점점 일할 의지를 잃는 사람들의 모습은 곧 나라의 인재 손실과도 마찬가지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구직활동을 그만두고 쉬었다고 답한 청년층이 무려 2023년 2월 기준 49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이며, 구직활동 포기 청년층은 2019년 38만 명, 2020년 43만 명, 2021년 44만 명, 2022년 45만 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단순한 증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지쳐버린 우리나라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돌아봐야 할 때이다. 이제는 ‘과로 사회’가 아닌 ‘휴식이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https://v.daum.net/v/20220712030302074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326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3031701070821129001
http://doctor-gong-gam.tistory.com/69

▲번아웃이 온 사람
번아웃 증후군이란 정신적·신체적 피로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증상이다. 우리말로는 탈진 증후군, 연소 증후군, 소진 증후군이라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2년부터 번아웃 증후군을 국제질병분류(ICD) 체계에 기재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을 질병으로 인식한 것은 아니지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감기처럼 누구나 쉽게 겪을 수 있는 증상으로, 특히 입시 스트레스와 취업난 등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번아웃을 겪는 청년들
청년재단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만 19~34세 청년 가구원 포함 1만 5,000가구 대상으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33.9%가 번아웃을 겪었다. 이는 청년 세 명 중 한 명꼴로 번아웃을 겪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 청년들을 번아웃에 빠지게 했을까. 설문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큰 이유는 진로 불안(37.6%)이었으며, 다음으로 업무 과중(21.1%), 일에 대한 회의감(14.0%), 일과 삶의 불균형(12.4%)이 뒤를 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들마저 번아웃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청소년기부터 누적된 피로를 꼽는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이 10대부터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데, 성인이 된 후 혹독한 취업 경쟁에서 또 한 번 버텨야만 한다. 이에 따라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도 쉬고 싶은 마음이 앞서 번아웃이 오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많은 청년이 취업난 속에서 경쟁하며 스펙 쌓기가 기본이 된 오늘날, 잘해야만 한다는 압박감, 남들과 끝없는 비교, 그로 인해 형성되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번아웃 증후군을 유발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 요인
번아웃 증후군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과로가 있다. 동아일보에서 SM C&C의 설문 플랫폼 틸리언 프로와 공동으로 20~60대 남녀 1,54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과로가 32.9%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번아웃 증후군을 겪기 쉬운 환경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노동시간은 1,915시간이었다. 이는 OECD 36개국 중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1위 멕시코(2,128시간), 2위 코스타리카(2,073시간), 3위 칠레(1,916시간)와 같은 중남미 국가들 바로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4위를 차지한 것을 통해 한국의 노동시간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우리는 번아웃 증후군에 쉽게 걸릴 수 있는 환경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자신이 번아웃 된 상태임을 알아차리고 즉시 몸과 마음을 돌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사전 증후 없이 어느 순간 특정 지점에 도달하므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증상이 한번 나타나면 스스로 빠져나와 회복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왔음을 알 수 있는 증상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먼저 번아웃 증후군에 걸리면 신체적으로 무기력하고 소화불량, 두통 같은 증상을 자주 겪을 수 있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은 신체적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크게 정서적 고갈, 비인격화, 성취감 감소 등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받는다. 정서적 고갈이란 업무에 대해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느껴 정서적 자원이 완전히 고갈된 것을 말한다. 비인격화는 자신에게 도움이나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에 대해 냉소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며, 주변 환경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과 타인을 향한 무관심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성취감 감소란 직무 수행에 있어서 자기 일에 대해 효능감이 떨어지고, 그 결과 성취도가 부족해지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번아웃 증후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일상에서 작은 휴식을 찾아내야 한다. 번아웃 증후군에 걸렸다고 해서 갑자기 회사를 관두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제주도 한 달 살기처럼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 휴식보다는 하루에 ‘10분 산책하기’, ‘10분 명상하기’ 등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좋다.
SNS를 잠시 멈춰보는 것도 도움 된다. 자신의 삶을 타인과 비교할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 그렇기에 SNS를 줄이고, 자신의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 번아웃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번아웃 상태임을 주변에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번아웃은 숨기려고 할수록 자신만 힘들어질 뿐이다. 번아웃이 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솔직히 알리고 업무량을 조절하거나 가능하면 직무를 바꾸는 것이 좋다.

▲휴식 보장의 필요성
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우리는 번아웃이 쉽게 올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환경을 개선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동 시간이 OECD 평균 4위인 것과 대비되게 일일 여가 사용 시간은 하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우리나라 여가 사용현황과 삶의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일 24시간 대비 평균 여가 사용 시간은 17.9%이다. 이는 OECD 33개국 중 28위로 일본(19.3%)보다도 낮은 비율이다.
이렇듯 사회 전반의 번아웃 증후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경쟁에 지쳐있는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작정 노동 시간을 연장하기보다 일과 여가 사이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적절한 여가 시간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의지를 상실한 사람
번아웃으로 점점 일할 의지를 잃는 사람들의 모습은 곧 나라의 인재 손실과도 마찬가지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구직활동을 그만두고 쉬었다고 답한 청년층이 무려 2023년 2월 기준 49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이며, 구직활동 포기 청년층은 2019년 38만 명, 2020년 43만 명, 2021년 44만 명, 2022년 45만 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단순한 증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지쳐버린 우리나라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돌아봐야 할 때이다. 이제는 ‘과로 사회’가 아닌 ‘휴식이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수습기자 김승주
이미지 출처
https://v.daum.net/v/20220712030302074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326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3031701070821129001
http://doctor-gong-gam.tistory.com/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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