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 인상, 배보다 배꼽이 커지려나
작성자
정대진
작성일
2023-05-22 20:09
조회
42

▲ 2021년 기준 배달앱 사용자 수 통계
가게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집 주소를 알려주고 음식을 시켜 먹은 적이 언제인지 기억나는가? 배달 전용 앱이 생겨나며 이런 문화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요즘에는 클릭 몇 번으로 집에서 원하는 음식을 접할 수 있다. 통계 자료에서도 나타나듯이 2021년 기준 4개 배달앱 사용자 수는 약 2,200만 명으로, 3명 중 1명꼴로 사용한다. 중복 사용자를 감안하더라도 적은 수가 아니기에 배달앱은 이미 우리 삶에 깊게 자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배달앱을 이용하는 이유
배달앱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용자에 따라 다양하지만,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배달 음식 이용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5세~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주문 및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는 전화 주문보다 정확하고 빠른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에서 오는 소비자 만족도 및 안정감을 반영한 결과다. 다음으로는 쿠폰, 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평소 알지 못했던 주변 맛집에 대한 정보를 얻기 용이하다는 점이 뒤를 이었다.

▲ 배달앱 3사 이용자 수 추이 비교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 배달앱 이용자 수는 약간의 감소세를 보인다. 2022년 1월과 비교했을 때 2023년의 같은 달에는 약 600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쿠팡이츠의 경우 658만 명에서 350만 명으로 줄어들며 거의 반토막이 난 모습을 보인다.
이와 동시에 배달 라이더의 배달 건수도 줄어든 상황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 아르바이트 앱인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의 경우 월간 이용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현장에서는 ‘콜사(Call+死)’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배달주문(콜) 횟수가 줄어들다 못해 거의 사라진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이다.
배달 시장의 위축은 코로나 시기에 호황을 맞이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그 이유에는 코로나 방역 완화에 따른 외출 증가도 있지만, 높아진 배달대행료가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4월 기준 배달앱 평균 배달료는 5,000~6,000원으로, 배달료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금액과 비교하면 상당히 증가했다.

▲ 배달료에 대해 소비자가 생각하는 키워드
데이터 전문 기업 히든그레이스가 배달앱 사용자 3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배달료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키워드는 공통으로 비싸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그 밖에도 부담스럽다, 가격, 비용 등 가격과 관련된 키워드가 나타났다.
배달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받는 요식업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은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액은 1,831만 9,700원 중 배달앱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만 427만 9,300원이라고 밝혔다. 중개수수료, 광고 등의 비용으로 월평균 매출액의 23.4%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앱 이용자 수가 많기에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가게를 등록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배달료는 어떻게 책정될까? 배달앱이 생기기 전에는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전화로 직접 연결되고, 자영업자와 배달원이 같은 소속인 경우가 많아 배달료가 따로 들지 않았다. 배달앱의 출현 이후로 배달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생겼다. 여기에서 많은 소비자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높아진 배달료에 대해 배달앱에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러나 배달앱의 역할은 중개수수료 및 광고비를 받으며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연결해 주는 데에서 끝난다.

▲ 배달 시장의 구조
실질적인 배달료 책정은 ‘생각대로’, ‘바로고’와 같이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를 이어주는 배달 대행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진다. 배달 대행 플랫폼은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거리를 내비게이션 기준으로 측정해 그와 비례하는 배달료를 책정한다. 현재 대부분의 배달앱은 기본 배달료 3,000원에 500m가 늘어날 때마다 3~500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본 배달료의 책정이 가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심하면 6,000원까지 기본 배달료가 붙는 가게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배달 대행 플랫폼과 배달 라이더 및 자영업자의 수익 분배 구조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기본 배달료를 3,000원으로 책정할 경우 소비자는 3,000원만 지불하면 끝이지만, 배달 대행 플랫폼에서 자영업자 측에 부과하는 금액이 3,000원을 초과할 경우 남은 금액을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나기에 자영업자 스스로 배달료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배달 대행 플랫폼은 배달 라이더와 자사의 수익 분배를 생각해야 하므로 최소한으로 필요한 수익만 가져가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자영업자, 배달 라이더, 배달 대행업체 및 플랫폼 등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배달료를 올리면 소비자의 반발이 심하고, 반대로 내리면 배달 라이더를 포함해 생계유지에 대한 영향을 심하게 받는 사람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손을 확실히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 배달료 공시제
정부에서 이를 중재하기 위해 배달료 공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쉽게 개선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공시제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배달앱의 배달료를 고지해 가격 안정화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다는 취지로 작년 초부터 발표해 왔지만, 안정적인 배달료를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다분하다.
올라가는 배달료를 정부 입장에서 막는 것이 애초에 시장 논리에 따라 불가능했다는 입장도 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소비자 수요가 줄면 배달료도 떨어지고, 배달 선호도에 따라 배달앱 이용이 증가하면 당연히 배달료는 다시 오를 것이다."라며 “이 과정이 반복돼 결과적으로 과열된 시장은 본연의 규모를 찾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시간에 따라 본래의 가격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서 유 교수는 "라이더 배달료를 줄이거나 배달앱 사업자가 수수료를 인하하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다."라면서도 "정부가 개입해야 할 시장인지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 자영업자와 플랫폼, 배달 라이더 등 이해 관계자 사이 합의점을 찾도록 소통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획일화된 배달료를 부과하는 것보다 기본 배달료에 더해 소비자 스스로 서비스 만족도에 따라 팁을 지불하는 해외 방식을 따르자는 의견도 더해지고 있다. 이런 견해는 강제적으로 비용을 책정하는 대신, 고객 만족도를 충족할 때 요금이 정산되면 결과적으로 배달 서비스 품질 제고를 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배달료가 비싸지며 곧 배달료 10,000원의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무작정 배달료를 없애는 것도 무리가 있다. 터무니없는 배달료는 업체 측에서 지양해야 하는 부분이며, 소비자 및 자영업자, 배달 종사자가 적당한 선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수습기자 정대진
이미지 출처
https://biz.chosun.com/distribution/channel/2022/01/02/H7HBRNZHCJAIPIYWWX4JIXMYDQ/
http://www.datasom.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8
https://zdnet.co.kr/view/?no=20230302153944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6024
http://heri.kr/index.php?mid=bettersociety&page=9&document_srl=966888
https://v.daum.net/v/E37Rq3wlIJ?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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