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집라인 안전사고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집라인

작성자
박 세환
작성일
2022-09-08 16:35
조회
23

▲ 충남 금산군 대둔산 집라인 사고 현장

 

  지난 7월 31일, 충청남도 금산군 대둔산에서 집라인끼리 부딪치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였다. 금산소방서에 따르면 오전 11시 42분쯤 30대 아버지와 6살 아들이 함께 타고 있던 집라인 장치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면서 그 뒤를 이어 출발한 60대 부부의 집라인과 충돌하게 되었다. 이 사고로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부부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입게 되었다. 특히 아이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에 경상남도 함양에서는 집라인 장치가 운행 중에 멈추는 일이 발생해 승객 2명이 1시간이 넘도록 구조를 기다리는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집라인 관련 안전사고는 매년 여름 휴가철마다 끊임없이 발생하여 소방구조대 측에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집라인

 

  집라인은 철재로 만들어진 와이어를 출발지와 도착지에 각각 연결하고, 철재 와이어에 도르래를 연결해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왕래하는 레저 스포츠 기구를 의미한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집라인’으로 표기하는 것이 올바르지만, 업체에 따라 ‘짚라인’, ‘집트랙’, ‘집코스터’, ‘짚트랙’, ‘짚코스터’로도 표기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21년 레저스포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집라인을 포함한 국내 하강시설 사업체는 68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56개였던 것과 비교해 2년 사이 10개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태조사 과정에서 진행한 ‘레저스포츠 이용 경험’을 묻는 설문에서는, 육상 레저스포츠 중에서 집라인과 같은 하강시설 참여 경험이 4.2%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이 집라인을 포함한 하강시설 관련 레저 스포츠 시설 경험이 많은 것은 여름철 레저 스포츠 이용객이 증가하게 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운영하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서 집라인 안전사고가 일어난 경상남도 창원의 집트랙의 지난해 전체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3만 562명으로 드러났으며, 이 중 21.5%(6,566명)가 7월과 8월 안전사고를 겪었다.

 

  또한, 지난해 6만 명이 넘게 이용한 충남 보령 집트랙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8월의 이용객은 1만 804명으로 다른 달보다 3,000명가량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름 휴가철인 7·8월의 이용객은 전체의 30%가 넘는 1만 8,570명(29.56%)이었다.

 

▲ 집라인 구조현장

 

  이처럼 집라인은 여름 휴가철마다 많은 관광객으로부터 큰 인기를 끄는 레저 스포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속해서 안전사고가 일어나 오늘날에는 집라인 관련 안전 규제 여부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집라인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관련 법안 미비’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집트랙의 제작부터 설치, 안전관리, 검사 기준이 공식적으로 마련되지 않으면 사고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집트랙을 다루는 법이 없다 보니, 이를 관리할 주무부처도 없다.”라며 “가족 단위로 많이 이용하는 레저스포츠인데, 아직도 제작·설치·안전관리·검사 등 공식적인 기준이 없는 게 아이러니”라며 집라인 법령미비에 대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김의수 교수는 “검사 기준 등이 있어야 사고를 줄일 수 있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가릴 수 있다.”라고 입장을 덧붙였다.

 

  집라인은 1998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되었고 이후 여름철 대표 레저 스포츠로 자리 잡는 동안 우후죽순으로 집라인 업체들이 생겨났지만, 정작 집라인 안전사고 관련 법안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집라인은 관광진흥법상 놀이기구 등 유원시설물로도 지정되어 있지 않아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해외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은 법적 효력을 갖춘 협회가 있고 교육, 시공, 검사 등의 체계화된 과정을 통해 운영한다. 반면 국내의 경우 앞서 언급한 규제의 미비 탓에 집라인 업체들이 직접 해외의 기준과 체계를 참고해 운영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법안에 대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레저시설을 체육시설로 등록해서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레저스포츠 진흥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이 20대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시간이 지나 자동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도 레저시설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진전은 없다.

 

  또한, 해마다 이어지는 집라인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공단 자체 예산을 투입해 2016년부터 매년 1차례씩 안전점검을 하고 있고 2021년에도 49개의 하강시설을 점검했다. 하지만 점검을 진행하더라도 집라인 업체에 시설개선을 요구할 법적 권한은 현재까지도 없다.

 

  여름철 대표 레저 스포츠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집라인은 현재 끊임없이 발생하는 안전사고로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다. 하루빨리 관련 법안과 시스템이 마련되어 안전사고를 줄여나가 휴가철에 우리 곁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

 

수습기자 박세환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214282?sid=10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21428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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