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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4)끊이지 않는 논란, ‘개고기’

2021년
10월
작성자
김예진
작성일
2022-12-29 03:42
조회
7

문재인 대통령

 

개고기 논란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때가 아니냐”라고 언급했고 이에 대선 후보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화답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고기 금지 언급은 동물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 논의를 앞두고 나왔다. 9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유기된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개고기 식용 금지에 대해 의견을 밝혔으며, 관계부처에 이를 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지성 전 축구선수

 

전 축구선수 박지성도 개고기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박지성은 10월 4일 맨유의 UTD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자신의 응원가 ‘개고기송’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개고기송은 2005~2012년 맨유에서 활약한 박지성을 응원하기 위해 맨유 팬들이 부른 노래이다. 개고기송에는 “박지성~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네가 리버풀 애들이라면 더 심해질 수도 있어. 걔들은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거든…” 라는 가사가 담겨 있다. 한때 한국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맥락상 맨유의 라이벌 상대인 리버풀을 조롱하는 내용이라서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응원가는 오랜 기간 박지성 선수를 상징하는 노래로 쓰이며 박지성 선수가 맨유를 떠난 뒤에도 종종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최근 울버햄프턴과 맨유의 경기에서 맨유 팬들이 뜬금없이 황희찬 선수를 향해 개고기송이 불러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지성 선수는 “처음 응원가를 들었을 당시에는 매우 자랑스럽게 느꼈다. 팬들이 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선수 입장에서 자신만의 응원가가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은 15년이 흘렀고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젊은 세대들은 개고기를 먹는 행위를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고 개고기를 먹는 일들을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든 아주 오랜 과거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희찬 선수가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어쩌면 한국인들에 대한 인종적 모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만 불러 달라고 부탁했다.

 


중종실록에 실린 개고기

 

사실 개고기에 관한 역사는 뿌리가 깊다. 조선 시대 중종 때 권력자에게 앞다퉈 개고기 요리를 뇌물로 바치는 행위가 있었고, 심지어 개고기라면 사족을 못 쓴 ‘개고기 애호가’도 있었다. 다산 정약용도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는 형 정약전에게 개의 사냥법과 요리법까지 아주 자세하게 적힌 ‘개고기 예찬론’을 적은 편지를 보냈다. 또한, 왕실 잔치에도 개고기 요리가 올랐다.

 

개 식용 관련 인식조사

 

복날에는 흔히 ‘보신탕’이라고 하는 개고기를 먹던 문화가 2700년 가까이 이어져 오다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 개 식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시작되며 30여 년간 개고기 반대여론에 크게 힘이 실리는 추세이다.

11일 경기도가 지난 5월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개 식용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앞으로 개고기를 먹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64%가 개 식용 금지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지난 3월에는 음식 배달 앱에 개고기 판매 식당이 입점했다가 논란이 돼 배달 앱에서 보신탕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보신탕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이 보이는 사례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연간 100만 마리 개들이 도살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개 식용 종식은 시민단체나 시민 개인의 노력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이다.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개고기 식용 금지 목소리가 커지면서 개고기를 판매하는 서울 내 시장 상인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그들은 몇십 년에 걸친 생업을 국가가 나서서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가뜩이나 어려운 가운데 이제는 정말 문까지 닫게 생겼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13년간 보신탕집을 운영했다는 최모 씨는 “다짜고짜 개고기 먹는 걸 금지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뭐 먹고 살아야 하냐”고 했고 이곳에서 식사 중이던 60대 손님도 “수십 년간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먹어왔는데 이제 하다못해 먹는 것까지 나라가 금지하는 거냐”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보신탕 업주들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개 식용 금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이상돈, 표창원 의원이 개 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적이 있다. 번번이 국회 문턱 못 넘은 ‘개 식용 금지’ 법안이 이번에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사진출처

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21/09/92004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2056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110110600031

http://www.segye.com/newsView/20211011508456?OutUrl=naver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1/10/06/GXHTJYHYOJDDBM5RJZK2U4C5PQ/?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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