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경쟁, OTT 춘추전국시대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2-12-31 23:25
조회
8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날이 갈수록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와 더불어 웨이브, 티빙 등의 국내 토종 플랫폼까지 그야말로 OTT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볼거리가 풍부해지고 손쉽게 미디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뒤로하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OTT 과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OTT 홍수 시대,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먼저 OTT 열풍의 시작부터 되돌아보도록 하자. 전성기의 포문을 연 것은 단연코 넷플릭스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 이전에도 OTT 플랫폼은 존재하고 있었지만, 넷플릭스가 높은 퀄리티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OTT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맞서는 디즈니플러스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영화들은 물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사에서 새롭게 등장한 애플티비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최근 공개된 애플티비의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는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OTT 플랫폼 또한 이러한 기세에 맞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토종 플랫폼의 전통 강자 웨이브는 공중파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공중파 드라마와 협업을 통해 웨이브 독점으로 공개하기도 하고, 아예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공중파와 협업하여 제작한 ‘트레이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원더우먼’ 등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플랫폼 중에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웨이브의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티빙은 최근 '여고추리반', '환승연애', '술꾼 도시 여자들' 등 예능, 드라마 할 것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달아 흥행시키면서 유료 가입이 부쩍 늘었다. 이외에도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등 다양한 플랫폼이 OTT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렇듯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OTT 시장은 최근 위기에 당면했다. OTT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신규 구독자 확보가 어려워졌고, 시장 포화를 이겨내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는 적자 폭 증가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었다. 모바일인덱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개월간 국내 OTT 이용자는 약 2% 증가했다. 매년 20%대 증가율을 보이던 그동안의 양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분명 OTT의 등장과 다채로운 콘텐츠는 우리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과해지는 경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중파 방송을 즐겨보면 웨이브, 케이블은 티빙, 해외드라마는 넷플릭스, 영화는 왓챠로 나뉘던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 시즌, 쿠팡플레이 등 너무 많은 OTT 플랫폼이 생겨버렸다. 작품들이 여러 OTT에 나뉘어서 서비스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여러 플랫폼을 구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정액을 이용함으로써 다양한 방송을 시청하고자 욕구는 갈수록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쏟아지는 콘텐츠 또한 불만의 원인 중 하나이다. 경쟁에 불이 붙으며 차별화를 위해 제작되는 무수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오히려 피로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올해 초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디지털 전환 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OTT 서비스 이용자들은 1인당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약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에 쏟아지는 콘텐츠의 양만 100여 편 이상이다. 매달 결제되는 시스템 특성상 정해진 기간 내에 되도록 많은 콘텐츠를 봐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더군다나 콘텐츠가 홍수 수준으로 몰아치다 보니 즐거움을 선사하려다 부담감을 심어주는 꼴이 되어버린 셈이다.
상황을 인식한 것인지 OTT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던 넷플릭스가 최근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 등의 작품을 나눠 공개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디즈니플러스는 매주 한 편씩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혁신적인 체계에서 한 걸음 물러나 기존의 체계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플랫폼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규 가입자가 유의미하게 늘어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콘텐츠 투자 금액만 늘리다 보니 대다수의 OTT 플랫폼이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통합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CJ ENM과 콘텐츠 혈맹을 맺은 KT는 티빙과 시즌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비록 지금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으나 OTT는 문화 발전의 키포인트 역할을 할 수 있음이 틀림없다. 한 전문가는 “콘텐츠의 양적,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취향에 맞게 작품을 감상하는 문화가 확산되어 시청자들의 콘텐츠 수용 방식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도기적 현상을 잘 갈무리하기를 기원하며, 위기를 극복한 OTT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기대해본다.
이미지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040768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202010026#_DYAD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4823306

▲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
먼저 OTT 열풍의 시작부터 되돌아보도록 하자. 전성기의 포문을 연 것은 단연코 넷플릭스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 이전에도 OTT 플랫폼은 존재하고 있었지만, 넷플릭스가 높은 퀄리티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OTT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맞서는 디즈니플러스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영화들은 물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사에서 새롭게 등장한 애플티비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최근 공개된 애플티비의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는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국내 OTT 플랫폼 또한 이러한 기세에 맞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토종 플랫폼의 전통 강자 웨이브는 공중파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공중파 드라마와 협업을 통해 웨이브 독점으로 공개하기도 하고, 아예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공중파와 협업하여 제작한 ‘트레이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원더우먼’ 등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플랫폼 중에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웨이브의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티빙은 최근 '여고추리반', '환승연애', '술꾼 도시 여자들' 등 예능, 드라마 할 것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달아 흥행시키면서 유료 가입이 부쩍 늘었다. 이외에도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등 다양한 플랫폼이 OTT 경쟁에 뛰어들었다.

▲ 국내 7대 OTT 월 사용자 현황
이렇듯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OTT 시장은 최근 위기에 당면했다. OTT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신규 구독자 확보가 어려워졌고, 시장 포화를 이겨내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는 적자 폭 증가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었다. 모바일인덱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개월간 국내 OTT 이용자는 약 2% 증가했다. 매년 20%대 증가율을 보이던 그동안의 양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분명 OTT의 등장과 다채로운 콘텐츠는 우리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과해지는 경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중파 방송을 즐겨보면 웨이브, 케이블은 티빙, 해외드라마는 넷플릭스, 영화는 왓챠로 나뉘던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 시즌, 쿠팡플레이 등 너무 많은 OTT 플랫폼이 생겨버렸다. 작품들이 여러 OTT에 나뉘어서 서비스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여러 플랫폼을 구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정액을 이용함으로써 다양한 방송을 시청하고자 욕구는 갈수록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쏟아지는 콘텐츠 또한 불만의 원인 중 하나이다. 경쟁에 불이 붙으며 차별화를 위해 제작되는 무수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오히려 피로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올해 초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디지털 전환 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OTT 서비스 이용자들은 1인당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약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에 쏟아지는 콘텐츠의 양만 100여 편 이상이다. 매달 결제되는 시스템 특성상 정해진 기간 내에 되도록 많은 콘텐츠를 봐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더군다나 콘텐츠가 홍수 수준으로 몰아치다 보니 즐거움을 선사하려다 부담감을 심어주는 꼴이 되어버린 셈이다.
상황을 인식한 것인지 OTT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던 넷플릭스가 최근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 등의 작품을 나눠 공개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디즈니플러스는 매주 한 편씩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혁신적인 체계에서 한 걸음 물러나 기존의 체계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플랫폼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규 가입자가 유의미하게 늘어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콘텐츠 투자 금액만 늘리다 보니 대다수의 OTT 플랫폼이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통합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CJ ENM과 콘텐츠 혈맹을 맺은 KT는 티빙과 시즌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비록 지금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으나 OTT는 문화 발전의 키포인트 역할을 할 수 있음이 틀림없다. 한 전문가는 “콘텐츠의 양적,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취향에 맞게 작품을 감상하는 문화가 확산되어 시청자들의 콘텐츠 수용 방식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도기적 현상을 잘 갈무리하기를 기원하며, 위기를 극복한 OTT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기대해본다.
수습기자 송민서
이미지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040768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202010026#_DYAD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482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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