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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6) 물고기로 키우는 채소, 아쿠아포닉스

작성자
이 은빈
작성일
2022-12-31 23:42
조회
9
우리가 식품을 섭취하기까지의 과정이 많은 환경 파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것은 비단 육류 소비 과정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식물 식량 재배를 위해 사용되는 비료와 농약은 복구할 수 없는 토양오염을 일으킨다.

흙의 오염은 생태계의 교란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그 흙에서 자라는 식물을 먹고 사는 인간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토양은 한 번 오염되면 그 복구가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시간과 경제적 투자를 필요로 한다. 게다가 흙의 오염은 토양오염의 범주에서 그치지 않는다. 식품 시스템은 전체 온실가스의 1/3 정도에 달하는 33%(Meridian Institute, 2017)를 배출하며 대기 오염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그 해결책으로 친환경 농업이 있다. 친환경 농업은 토양오염의 근원이 되는 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업이다. 이로써 토지오염 및 대기 오염을 막을 수 있으며,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 생태계의 복원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환경 보호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법에 대한 이목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엽채류를 재배하는 모습

 

필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법인 ‘아쿠아포닉스’에 대하여 소개해보고자 한다.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는 물고기양식(Aquaculture)와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로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방식을 말한다.

 


아쿠아포닉스 농장에서 수조에 민물고기를 투입하는 모습

 

이는 물고기의 배설물이 미생물로 분해되어 수조 속 식물의 영양분이 되고, 식물이 질소를 흡수하고 남은 깨끗한 물은 수조로 다시 돌아가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것은 기존 어업 양식과는 다르게, 물고기 수조와 식물의 선반을 연결한 파이프를 통해 물이 지속적으로 순환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물고기의 배설물이 쌓여 독소로 작용할 걱정이 없다.

 

아쿠아포닉스 농법은 환경을 보호하는 농법이라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는 경영비 절감이 있다. 비료와 농약을 필요로 하지 않고 적은 노동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연중 대량의 작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인데, 이는 모종 후 35~40일 동안 규격화 된 작물을 키워 수확한 뒤 휴면기 없이 곧바로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물 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아쿠아포닉스는 일정량의 물이 지속적으로 순환되는 시스템으로 환수가 필요 없다. 따라서 물 소비량이 일반 농장의 1/10에 불과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 덕에 사막이 많고 물이 부족한 중동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종헌 팜토피아 대표가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재배한 상추를 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 농법으로 재배한 채소의 맛은 어떨까? 물고기의 배설물로 키워낸 작물인데 맛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경기 안성시에서 아쿠아포닉스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팜토피아 최종헌 대표는 ‘물고기 유기물이 비료 역할을 대신해 신선도를 오래 유지 할 수 있고, 채소 고유의 향이 진하며 식감이 부드러워 소비자들의 호응이 커 매출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아쿠아포닉스 농법은 재배되는 작물의 맛 또한 우수하다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면을 두루 갖춘 기술의 필요성을 느낀 농가 및 연구소의 노력이 더해지며, 우리나라의 아쿠아포닉스 농법 연구 및 활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재배 기술이 명확히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시점에서 충북 농업 기술원은 전국 최초로 화훼류 아쿠아포닉스 재배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또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아쿠아포닉스와 관련한 2가지 기술인 ‘아쿠아포닉스 전용사료 및 그 제조방법’과 ‘아쿠아포닉스 시스템을 이용한 저 pH 조건에서의 수산생물 양식 및 식물 재배 방법’을 개발해내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어냈다.

 

현재 충남 서해안, 태안, 경기 안성 등 국내 곳곳에 아쿠아포닉스 농법을 활용하는 농가는 점차 늘고 있다. 게다가 건강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또한 증가하며 작년 태안산 아쿠아포닉스 재배 농산물 매출은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오르며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농업인에게 무료 배포한 아쿠아포닉스 채소 재배 책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작년부터 농, 어업인과 국민에 아쿠아포닉스 농법을 알리고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책자를 발간 및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아쿠아포닉스는 지속농업의 좋은 열쇠가 되어주고 있다. 환경 보호는 물론 맛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식품이라고 하니, 우리도 아쿠아포닉스 농산물을 통한 건강한 소비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190625076500061?input=1195m

https://newsis.com/view/?id=NISI20190625_0015334815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2947

https://gnews.gg.go.kr/briefing/brief_gongbo_view.do?BS_CODE=S017&number=46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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