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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로나 변이, ‘켄타우로스’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3-01-01 01:23
조회
8

▲ ‘BA.2.75’, 일명 ‘켄타우로스’ 변이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제도 또한 사라지면서 사실상 엔데믹에 접어든 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았으나 코로나19의 재유행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그동안은 기존 코로나19의 변이였던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약 30% 이상 강한 하위 변이 ‘BA.5’가 재유행을 유발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그보다 면역 회피력과 전파력이 더 강하다고 알려진 새로운 변이 ‘BA.2.75’, 일명 ‘켄타우로스’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국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켄타우로스 변이는 기존 오미크론과 일련의 형제 관계라고 볼 수 있는 스텔스 오미크론(BA.2)에서 파생한 변이다. 이는 지난 5월 26일 인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으며, 이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파악된 것만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영국 등 약 16개국 이상이다.

켄타우로스 변이의 공식 명칭은 BA.2.75지만, 현재 BA.2.75와 관련된 보도는 대부분 ‘켄타우로스’라는 이름으로 지칭하고 있다. BA.2.75의 경우 BA.5와 BA.2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변이이기 때문에 BA.2.75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켄타우로스 또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람과 말이 반반 섞인 반인반수이기에 BA.2.75에 이러한 별명이 생긴 것이다.

 


▲ 켄타우로스 변이

 

그렇다면 이는 기존의 바이러스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켄타우로스 변이는 돌기 단백질(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의 돌연변이가 36개나 존재한다. 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돌연변이의 개수가 지금껏 발견된 변이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원조 오미크론에 비해 전파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오미크론도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는 28개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개수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많다는 것은 돌파 감염이나 재감염 위험이 높고, 전파력도 이전보다 훨씬 강함을 의미한다. 바이러스가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 등으로 인해 생성된 항체를 피해 세포 내로 침입하는 것을 수월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켄타우로스 변이의 확산 속도는 오미크론보다 약 3.24배가량 빨랐다.

이러한 특징들을 감안하여 WHO는 켄타우로스 변이에 관하여 밝혀진 사항이 아직 현저히 적음에도 이를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강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중 보건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특히 인도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이에 미루어 보았을 때 다른 나라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시민들

 

이렇듯 국제 사회에서 많은 화제를 모으던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이슈가 덜했던 켄타우로스 변이는 지난 14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며 급속도로 주목받고 있다. 켄타우로스 변이의 국내 첫 확진자로 알려진 60대 A씨는 최근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이미 변이가 지역사회에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국내에서의 추가 확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켄타우로스의 전염력을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일부만 변이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켄타우로스 변이가 감시망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현재 PCR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검체 중 1, 2%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변이 여부를 분석 중이다. 신속항원검사(RAT)의 경우 아예 변이 분석에서 제외되며, 해외 입국자에 대한 변이 분석 범위도 지역구마다 편차가 크다. 이러한 구조상 켄타우로스가 이미 국내에 퍼졌더라도 감시망에 걸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되어 국내에서도 켄타우로스 변이의 유행이 진행된다면 가장 큰 문제는 ‘쌍봉형’ 유행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 전문가는 “유사한 급의 유행이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면 쌍봉형 곡선이 만들어진다. 지금은 BA.5 유행이 먼저 진행되고 있고, BA.2.75가 뒤를 잇는다면 곡선이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그래프

 

현재 다양한 변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날이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3,582명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약 1.97배 증가하면서 확진자 수가 1주 단위로 2배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단연 BA.5 변이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BA.5 변이 국내 검출률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해외 유입 검출률을 합한 통합 검출률은 이미 우세화 기준을 넘어섰다.

이처럼 코로나19 재유행의 선두에 선 BA.5보다 전파력과 면역 회피 능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 BA.2.75, 켄타우로스가 뒤를 이어 확산하기 시작한다면 ‘쌍봉형’ 유행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쌍봉형’ 유행은 전체 유행의 크기가 커지고 기간이 늘어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지난 3년간 불가능했던 행사나 축제 등이 많이 열리며 지속되는 감염병 유행에 지친 사람들을 달래주고 있다. 그러나 또다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느슨해진 경각심과 개인 자율에 맡기는 정부의 방역 정책 기조로는 재유행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억눌렸던 자유를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정부 지침을 따르고 개인 방역에 힘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습기자 송민서

 

이미지 출처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135084

https://mnews.jtbc.co.kr/News/Article.aspx?news_id=NB12065879

https://m.etnews.com/20220719000234?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zOjI1OiJodHRwczovL3d3dy5nb29nbGUuY28ua3IvIjtzOjc6ImZvcndhcmQiO3M6MTM6IndlYiB0byBtb2JpbGUiO30%3D

https://kormedi.com/1407956/%EC%83%88-%EC%98%A4%EB%AF%B8%ED%81%AC%EB%A1%A0-%EC%95%84%EB%B3%80%EC%9D%B4-ba-2-75%EB%8A%94-%EC%BC%84%ED%83%80%EC%9A%B0%EB%A1%9C%EC%8A%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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