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디지털 세상이 빠르게 도래했다. 비대면 수업과 비대면 회의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았고, 키오스크(무인 주문기)나 인공지능(AI) 스피커와 같은 디지털 기기의 사용 역시 늘어났다.

▲ 카페에 설치된 키오스크
키오스크는 신속하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최근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를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극장이나 공항, 음식점과 카페 등 대부분의 시설은 키오스크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무인 편의점이나 무인 카페 등 오직 키오스크만으로 주문하는 형태의 시설도 늘어났다.
이러한 변화에 장애인이나 고령층이 소외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간편 터치 방식의 키오스크에 적응하기 어려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겨우 해결하거나 주문을 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뱅킹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기기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디지털 소외계층이 발생하게 되었다.
키오스크 사용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소외계층 문제는 지속적으로 지적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키오스크 사용 관찰 조사’에 따르면, 버스터미널 키오스크 이용 과정에서 70세 이상 노인 5명 중 3명이 표를 구매하지 못했고,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이용에서는 5명 모두 주문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낯선 용어, 어려운 조작방식, 심리적 부담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채널에는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하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할머니가 직접 햄버거를 주문하여 식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할머니에게 무인 주문은 역시 쉽지 않았다. 무인 주문을 하면서 ‘글자가 너무 조그맣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 보기 어렵다.’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당 채널의 관리자는 영상 소개란에 “저도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막례쓰에게는 정말 힘든 도전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고, 노년층에 접어들었을 때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도태되지 않고 적응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았던 날이었습니다.”라고 밝히며 디지털 소외 현상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 2019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현황 조사
장애인에게도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보화진흥원의 ‘2019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현황 조사’에서는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조작이 가능한 위치에 작동부가 위치한 키오스크 비율은 25.6%,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화면이 위치한 키오스크의 비율은 3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게 시각 정보를 음성정보와 함께 제공하는 키오스크의 비율은 27.8%에 그쳤다.
키오스크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과 노인 등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키오스크 개선사업’ 예산은 부족해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 지원사업’에 배정된 2020년 정부 예산은 1억5,800만 원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는 정보화 사업 전체 예산의 0.056%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2019년에는 전국의 키오스크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하여 수도권에 설치된 키오스크 800대로 대상을 제한하여 현황조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월 14일부터 30일까지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 인식 제고를 위한 시민참여 온라인 캠페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 캠페인 홍보 배너
이번 캠페인은 6월 ‘정보문화의 달’을 맞이하여 무인단말기 접근성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관심을 환기함과 동시에, 디지털 시대 우리 이웃 일상의 문제를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로 풀어가고자 마련되었다.
캠페인은 ‘키오스크 이용 경험 설문조사’, ‘키오스크 이용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 공모’, ‘정보접근성을 보장한 키오스크를 잘 표현한 이름 제안 공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 이름 제안 공모에서 장애인·고령자 등 신체·인지적 제약과 상관없이 국민 누구나 불편함 없이 접근·활용할 수 있는 무인단말기를 간편하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한다.
설문조사에서는 키오스크에 대한 시민들의 이용 경험과 인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설문 결과와 시민 제안 아이디어는 향후 키오스크 접근성 개선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설문 참여 시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1만 원 상당의 모바일 경품을 지급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안 등에 대해서도 소정의 상품을 증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온라인 캠페인은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현재 '광화문 1번가' (www.gwanghwamoon1st.go.kr)에서 진행 중이다. 키오스크 인식과 디지털 소외 문제 개선을 위해 해당 캠페인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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