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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배달비 논란, 멍든 배달 업계

작성자
송 민서
작성일
2022-12-31 23:35
조회
7
코로나19 확산 이후 무섭게 성장한 배달업계가 최근 들어 연이은 배달비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처음엔 1,000~2,000원으로 시작했던 배달비가 계속해서 오르더니 이제는 ‘배달비 1만 원 시대’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치솟았다. 이제는 음식값과 비등해진 배달비, 왜 자꾸 오르는 것일까.

 


▲ 배달 중인 라이더의 모습

 

배달비 인상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라이더 기근 현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약 2년간 배달시장 규모는 약 2배가량 커졌다. 그에 반해 라이더 수는 약 14.2%의 소폭 상승에 그쳤다.

여기에 단건 배달 방식이 도입되면서 라이더는 더욱 부족해졌다. 기존에는 비슷한 지역의 배달을 한 번에 묶어서 처리하는 방식만을 이용했지만, 최근 배달의 민족의 ‘배민1’과 같은 단건 배달 형식이 새롭게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같은 시간 내에 배달할 수 있는 주문 건수는 줄어드는 반면 인건비는 그대로 발생하기 때문에 배달비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쿠팡이츠 라이더 스마트폰 앱 화면

 

대부분의 배달이 배달 주문 플랫폼을 통한다는 사실 또한 배달비 인상에 한몫한다. 지난달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앱이 예측한 라이더의 예상 배달 수수로 수입 추정치로 서울 기준 주문량이 많은 시각에 라이더에게 평균 3,763원의 수수료가 돌아간다고 나타났다. 쿠팡이츠가 배달비로 받는 5,400~6,000원보다 약 2,000원가량 적은 수치이다. 쿠팡이츠와 같이 단건 배달로 운영되는 배민1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동안 단건 배달의 배달비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로 라이더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기 위함이 꼽혀왔던 것과 달리, 소비자가 낸 배달비와 라이더에게 돌아가는 몫의 차이가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배달비는 라이더 배달 수수료와 악천후, 피크타임 등에 얹어주는 할증 비용이지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액으로 받는 배달비 특성상 할증 비용을 미리 받아두었다가 라이더에게 지급한다는 설명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 홍콩반점 매장

 

한편 배달비를 계속해서 인상하는 대신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매장에서 주문할 시에는 기존 가격 그대로 판매하고, 배달 주문 시에만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하여 배달 수수료에 대한 인식 부담을 더는 것이다. 홍콩반점도 얼마 전부터 일부 메뉴의 배달 가격을 상향 조정하였다. 총 6종류의 메뉴를 배달 주문 시 1,000원씩 인상하여 판매한다.

이처럼 음식값에 배달 수수료를 전가하는 현상에 대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다. 배달비가 끝없이 치솟으면서 이를 절약하기 위해 포장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메뉴 가격 자체가 높게 측정되어 올라오면 배달 주문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손해를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배달 앱 특성상 포장 주문도 가능한데, 그런 경우 배달 수수료까지 내면서 포장된 음식을 픽업까지 하러 가야 하는 것이다.

 


▲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특급 등 각종 배달 어플

 

계속해서 상승하는 배달비를 잡기 위해 올해 2월부터 시행된 ‘배달비 공시제’는 실효성 논란을 빚으며 적절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달 플랫폼마다 배달비 산정 방식이 다르므로 이를 이해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했어야 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 비교에 그친 것이 이유이다. 배달요금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를 야기하도록 하겠다는데, 초반부터 수치 오류가 발생하며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란만 증폭시켰다.

일각에서는 핵심 요인인 라이더 부족 현상의 해결 없이 배달비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는데 이미 배달 앱에 명시된 가격을 한데 모아 정리하는 것만으로 배달비 인상 논란이 해결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비판했다.

 


▲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해결 방안에 대한 뚜렷한 가닥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배달앱에서 측정된 배달비에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배달비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66%로 적절하다는 의견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현시점, 배달 업계가 쇠락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 확산 이후 약 2년 동안 배달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만큼 거리두기나 영업 제한이 풀리면 이전으로 돌아갈 위험이 크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배달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지속된다면 많은 사람이 배달 시장을 떠날 것이다.

위기를 돌파해내기 위해선 배달비 공시제보다 더욱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근본적 원인인 라이더 충원을 위한 움직임을 적극 보여야 할 것이며, 배달 앱의 허점을 이용한 꼼수들을 막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 배달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바라며 하루빨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수습기자 송민서

 

이미지 출처

https://www.google.co.kr/amp/s/m.mk.co.kr/news/business/view-amp/2022/04/345645/

https://www.google.co.kr/amp/s/cm.asiae.co.kr/ampview.htm%3fno=2022032018304027369

https://mnews.jtbc.joins.com/News/Article.aspx?news_id=NB12042177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30818450002068?t=20220427141809

https://m.news.nate.com/view/20220414n02178?mid=m02https://www.google.co.kr/amp/s/m.ajunews.com/amp/20220303144115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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