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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 민식이법 개정이 필요해

2020년
9월
작성자
손 예진
작성일
2023-01-01 23:44
조회
5
2020년 3월부터 시행된 민식이법은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의 사고를 계기로 발의된 법안이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카메라의 설치를 의무로 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이 신호등을 우선 설치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과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해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가중처벌을 가하도록 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내포한 법안이다.

다음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에 신설된 내용이다.

④지방경찰청장, 경찰서장 또는 시장 등은 제3항을 위반하는 행위 등의 단속을 위하여 어린이 보호구역의 도로 중에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곳에 우선적으로 제4조의2에 따른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를 설치하여야 한다. <신설 2019. 12. 24>

⑤시장 등은 제1항에 따라 지정한 어린이 보호구역에 어린이의 안전을 위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시설 또는 장비를 우선적으로 설치하거나 관할 도로관리청에 해당 시설 또는 장비의 설치를 요청하여야 한다. <신설 2019. 12. 24>

1.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시설의 주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간선도로상 횡단보도의 신호기

2.속도 제한 및 횡단보도에 관한 안전표지

3.「도로법」 제2조제2호에 따른 도로의 부속물 중 과속방지시설 및 차마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

4.그 밖에 교육부, 행정안전부 및 국토교통부의 공동부령으로 정하는 시설 또는 장비

다음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신설된 내용이다.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다)의 운전자가「도로교통법」제12조 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의 죄를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1.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2.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어린이보호구역


지난 3월부터 위와 같이 신설된 민식이법이 집행되면서 운전자들은 어린이보호구역을 보다 더 주의 깊게 지나가게 되었다. 실제로 민식이법은 지난 6월에 가해 운전자로 인해 시행된 사실이 있는데, 이는 부산 해운대에서 6세 아동이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에서 가해자에게 적용되었다.

 


▲사고 지역(부산 해운대구)의 보행로

 

지난 6월 15일 A씨는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주차장에서 나오면서 불법 좌회전을 하는 중 운전자 B씨의 승용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이후 충격을 받은 B씨는 내리막길을 따라 과속을 하는 도중 초등학교 앞 보행로를 지나가던 모녀를 덮쳐 6세 아이가 사망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형법의 확대 해석에 관한 부분은 검찰이나 법원에서 판단할 사항이다.”며 “물론 2차 사고 차량이 운전미숙 등으로 제동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그에 대한 문제 역시 1차 사고 차량이 일정 부분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즉, 경찰은 사고 원인을 제공한 A씨와 당시 차량 제동장치에 문제가 없음에도 운전미숙으로 과속을 하여 사고를 낸 B씨 모두 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며 민식이법을 적용하였다.

부산 해운대구 사건 외에도 경기도 김포에서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7세 아이가 과속한 승용차에 치여 다치는 사고로 민식이법이 적용된 바가 있다. 당시 운전자는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가 되었던 상태였으며, 심지어 차량 보험 또한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바가 있다.

위 두 사례와 같이 민식이법 집행되면서 어린이보호구역의 역할이 더 강조되고 운전자가 주의 깊게 운전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민식이법 놀이’라는 부작용이 생겼다. 민식이법 놀이란 민식이법이 착안된 이후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이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지나가는 차를 쫓아가 조금이라도 닿으면 합의금을 요구하는 초등학생의 용돈벌이 수단이다.

 

▲민식이법 놀이를 하고 있는 한 초등학생

 

민식이법은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운전자가 받는 형량이 크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이러한 점을 약점으로 잡아 주행 중인 차량에 가까이 다가가 장난을 치곤 한다.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실제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남도일보에서 지난 7월 운전자 김모(42)씨는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가는 중 신호에 따라 차를 세웠는데, 보행하던 한 초등학생이 운전자 차량을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툭 치고 지나간 아찔한 경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김씨는 “깜짝 놀랐지만 그나마 정차한 상황이어서 다행이었다”며 “어린아이들이 이런 장난을 친다는 것이 소름 돋고 불쾌했다. 사고라도 났으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고 토로했다. 또한, 이에 대해 현재 시국이 바이러스 코로나19로 원격교육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에 초등학생이 많지 않아 민식이법 놀이가 잠잠한 것이라며 정상 등교 때를 위해 교육이 시급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질문 커뮤니티에 올라온 ‘민식이법 놀이’에 대한 글

 

이러한 민식이법 놀이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은 계속 되고 있다.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네이버 지식in’의 커뮤니티에 ‘학교앞에서 차 만지면 진짜 돈주나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와 모든 운전자가 분노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그 글 속에는 유튜브에서 민식이법 놀이를 배워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행하는 차량을 따라가면 돈을 벌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 용돈이 급하기에 민식이법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이 질문만이 아니라 연합뉴스 기사 중 인터넷 커뮤티니에서는 “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중학생도 민식이법 적용 대상이냐”며 민식이법을 용돈 벌이로 생각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한 사실이 있다.

민식이법을 악용한 사례들로 일부 내비게이션에는 어린이보호구역을 피해 주행하는 기능이 생겼으며, 수원의 한 광역버스는 아예 어린이보호구역을 노선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이에 반면, 정부는 아직 대책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도로공사 내 지식기부형 동호회 ‘실크로드’의 이의준 회장이 세 가지의 방안을 마련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속도제한에 따른 교통 혼잡과 불법주차로 일어나는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도로포장 변경’, ‘별도의 주차 공간 마련’, ‘속도제한 유동적 적용’이 그 방안이며, 이미 그것을 실시한 바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도로포장 변경’은 지금과 같이 도로를 붉은색으로만 칠해놓는 것이 아닌 ‘쇄석골재 노출포장’과 같이 물리적으로 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도로포장을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의 서행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주차공간을 마련하여 등하교 시간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차를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속도제한 유동적 적용’은 속도제한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정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교통 흐름을 좀 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와 많지 않은 시간대를 구분하자고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의준 회장은 “민식이법은 분명 운전자와 보행자 특히 어린 아이들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선진적인 시민의식과 충분한 도로여건이 갖춰져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면서 “제도는 이런 점에서 의식을 높이고 불편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킬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국민 모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민식이법은 현재 초등학생에게 용돈벌이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의준 회장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법안의 개정도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자해공갈 범죄를 저지르는 민식이법 놀이가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가정과 학교, 그 외에 사회에서 교육이 철저해야 한다며 위기의식의 중요성에 대한 반응까지도 나오고 있다.

또한, 민식이법이 다른 법안들보다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안전운전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청원에서 언급한 처벌 수위가 다른 법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른 법보다 가중처벌이 적용되는 법안에서 억울함이 생기지 않도록 민식이법 놀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55037&cid=58584&categoryId=58685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8301921032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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