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할매 입맛 찾는 젊은층, '할메니얼' 열풍

작성자
최 정우
작성일
2022-09-14 20:32
조회
492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할메니얼 열풍이 불고 있다. ‘할메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의 '밀레니얼'을 합성한 신조어로, 주로 할머니들이 먹고 입는 음식과 패션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의미한다.

 

  젊은 층 사이에 달거나 짜고 자극적인 맛보다는 미숫가루, 팥, 흑임자, 인절미, 쑥 등 구수하고 건강한 맛을 선호하는 일명 ‘할매 입맛’ 식품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할메니얼은 트렌드가 되었다.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가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상위 10개 중 9개가 전통 간식이었다. 누룽지 과자와 달고나가 대표적 인기 상품이었으며, 전통 간식 제품 판매량만 250만 개가 넘었다. 특히 식품 전문 브랜드가 아님에도 전통 간식이 매출 상위를 휩쓸은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자주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형 라이프스타일브랜드라는 콘셉트에 맞게 전통 식품을 간식 상품으로 개발해왔는데 그 점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할머니 입맛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였으며,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할머니 입맛을 곁들인 퓨전 디저트를 선보이며 출시와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디야커피 살얼음 식혜

 

  스타벅스는 흑임자 크림 케이크를 출시하였다. 기존 케이크보다 단맛이 덜하고, 고소하여 할머니 입맛을 찾는 사람들에게 호평받았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시즌 한정으로 출시한 살얼음 식혜, 한라봉 살얼음 식혜가 3주 만에 25만 잔 판매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감성커피는 크라운제과의 ‘땅콩카라멜’을 이용해 ‘라떼는 땅카’, ‘쉐이크는 땅카’를 출시했다. CJ온스타일의 식품 브랜드인 ‘오하루 자연가득’은 디저트 카페 ‘읍천리382’와 협업해 '읍천리 미숫가루’를 출시했다. 읍천리382는 전통 제조 방식을 따라 옛날 맛을 구현한 미숫가루로 할머니 입맛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왔다.

 

  이외에도 흑임자 와플, 퓨전 팥빙수 등 할머니 입맛과 인기 디저트를 결합한 여러 제품이 출시되었으며, 제과 업계에서도 팥 맛 시리얼, 인절미 맛 과자, 흑임자 아이스크림 등 할머니 입맛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GS25 강릉초당우유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할머니 입맛 저격 식품을 찾을 수 있다. CU는 떡을 활용한 한국형 디저트 고물당 시리즈를 출시했다. 찹쌀떡 안에 커스터드 크림을 채우고 카스텔라 고물을 입힌 ‘카스텔라 고물떡’, 쑥떡에 국내산 통팥 앙금과 콩고물을 더한 ‘인절미 콩고물떡’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대구 유명 빵집 ‘근대골목단팥빵’과 협업하여 근대골목단팥빵, 크림단팥빵, 소보루단팥빵, 콩떡콩떡을 출시했다. 접근성이 편한 편의점 특성과 혼자 먹기 알맞은 양으로 많은 사람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할머니 입맛을 공략하는 음식을 선보였다. 롯데리아는 전통 간식인 꽈배기를 재해석한 페스츄리 꽈배기, 미숫가루 라떼를 출시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는 한식 디저트 브랜드 담꽃과 협업하여 팥빙수를 주제로 ‘눈꽃 위드 레드빈’이라는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할메니얼 열풍은 백화점에서도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유서 깊은 명인의 떡집이나 전통을 가미한 한국식 퓨전 제과점을 지속 유치하며 트렌디한 한국식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잠실 월드몰에 인기 한국식 감성 디저트 카페 ‘묘사서울’을 오픈하여 쑥, 흑임자, 인절미 등 한국식 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특히 붕어빵 모양의 모나카와 양갱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MZ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맛이면서도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할매 입맛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색적인 음식을 맛본 뒤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하는 등 인기 확산세가 더욱 빨라지면서 유행 역시 빠르게 퍼졌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등록된 '할매 입맛' 게시글 수는 45,000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할매니얼 트렌드는 MZ세대에게는 이색적인 맛을, 중장년층에게는 옛 추억을 선사해 다양한 세대를 어우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레트로와 건강에 관심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할매 입맛' 유행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할머니 입맛 열풍과 더불어 빈티지 풍의 긴 치마나 꽃무늬 니트 카디건 등을 이용한 ‘그래니룩’도 인기이다.

 


그래니룩

 

  '그래니룩(Granny look)'으로 불리는 할머니 패션은 ‘오히려 힙하다.’라는 평과 함께 인기를 얻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그래니룩'으로 35,000여 개의 게시물이 검색될 정도이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에서도 화려한 패턴과 강렬한 색상의 니트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에 따르면, 상반기 니트 조끼, 진주 목걸이, 트위드 카디건, 플리츠 치마 등의 검색률이 대폭 상승했다. 특히 지그재그는 '70대 패셔니스타' 이미지의 윤여정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되었으며, 윤여정은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세련된 할머니 스타일'을 뜻하는 '그래니 시크'의 대명사가 됐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으로 색조 화장 대신 강렬한 색상의 옷으로 포인트를 주는 경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포인트 색상을 이용하는 것도 그래니룩 키워드와 잘 매칭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레트로 열풍으로 인테리어,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예스러운 멋을 볼 수 있다. 명절이나 시장, 시골에서만 주로 볼 수 있던 정겨운 모습이 젊은 층에 색다르게 다가오면서 할메니얼 열풍은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할메니얼’ 열풍에 대하여 젊은 층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써 기대해본다.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013979?sid=103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MB51ZYJ

https://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2111060100046570002908&servicedate=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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