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식 가격 인상 문제
작성자
김 나영
작성일
2022-10-07 18:34
조회
83

▲ 학생 식당
이제는 가성비 학식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물가 상승으로 대학생의 식탁 사정도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인데, 주요 대학 학생식당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대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적 물가 상승의 파도가 대학교 학생식당까지 영향을 미쳤다. 최근 서울 주요 대학가의 학생식당 가격은 9월 기준 지난 1년 대비 최대 2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학식 가격 인상 문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대학 학생식당 가격 인상 현황
서울대의 경우 지난 4월 학식 가격을 기존의 3,000~6,000원에서 4,000~7,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연세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식 가격을 500원 올렸고 고려대는 지난 19일부터 1000원 인상한 6000원에 학식을 판매하고 있다. 경기대는 이번 학기부터 학식(기숙사 식당)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학생식당 가격이 오르면서 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이 덩달아 늘고 있다. 이는 최근 급속하게 오르고 있는 국내 물가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늘어나는 식비·생활비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 중 아르바이트 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업을 일부 포기하고 있는 학생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대학생들의 학업·취업에 악영향을 미쳐 사회적 악순환을 부를 것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식비를 포함한 학생들 생활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정부 예산 마련 등 국가 재정의 한계로 재정 지원은 어렵더라도 대학 자체 노력 또는 생활비 자체를 지원할 수 있는 장학제도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대학가
학생식당 가격 상승에 대한 대학가의 입장은 물가가 최근 급격하게 오른 탓에 이러한 현상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학생식당 이용자가 감소해 보다 많은 적자가 발생했고 식자재 가격이 그동안 40% 넘게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 상승을 적용하기로 했다는 것이 대학가의 입장이다.학생식당뿐 아니라 대학가 식당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외대와 경희대, 서울시립대가 몰려있는 동대문구 주변 식당은 최근 1-2달 사이에 음식 가격을 평균 10% 가량 올렸다. 식당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이 자주 찾아줬다는 사실을 알기에 최소한으로만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급격하게 오른 물가상승의 영향이 대학가 식비 인상의 주된 원인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을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물가수준이 얼마나 되는지를 표시한 지표다. 가령 물가지수가 120이라면 물가수준이 20% 높은 것을 의미한다. 또한, 식용유는 161.83, 밀가루가 138.22 등 식당 원자재 상당수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가를 덮친 고물가에 생활비 걱정으로 학기 시작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는 학생도 많다. 알바천국이 지난 1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번 2학기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89.5%(1,621명)에 달했다. 지난 1학기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57.6%였다.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는 이유로 ‘용돈이 부족해 스스로 추가적인 용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학생은 10명 중 7명꼴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물가 인상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 때문이라고도 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생들이 최근 급격하게 오르는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을 체감했는지를 묻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한, 물가 상승이 가장 크게 체감되는 항목 역시 ‘식비’(91.1%)가 꼽혔다. 학생들이 자주 끼니를 해결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의 가격 인상이 물가 체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나왔다.

▲ 서울대 ‘무인 간편식’
서울대 역시 학생식당(학식) 가격을 인상해 학생들의 반발을 산 바 있는데, 9월 19일 관악캠퍼스 학생회관에 ‘무인 간편식’ 코너를 열었다.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교내에서 밀키트 판매에 나선 것이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던 학생회관 지하 1층 식당 공간을 재개장하고 이날부터 밀키트 판매를 시작했다. 메뉴는 600원짜리 도넛부터 7,700원짜리 피자까지 다양했다. 꽃게탕면, 칼국수, 파스타 등 일부 제품은 직접 제조가 가능하도록 일회용 용기가 함께 제공됐다. 서울대 생협이 외부 업체에 판매 공간을 제공하고 외부 업체가 생협에 수수료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학식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고, 그 일환으로 밀키트를 도입한 것이다.최근 2학기 개강을 시작한 대학가 학생식당의 가격 인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은 고물가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대학생들은 '가성비 학식'이 사라지자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누구의 탓을 하기 힘든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더더욱 안타깝다. 학식 외에도 앞서 소개한 서울대 밀키트 판매와 같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들이 앞으로 많이 생겨날 것이다. 모두의 관심이 지속해야 보다 좋은 대책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99284#home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20523/113557885/1
https://www.yna.co.kr/view/AKR20210210156200063
http://mbiz.heraldcorp.com/view.php?ud=20220920000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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