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신이라 주장한 사람들, ‘사이비’ 종교

작성자
송민서
작성일
2023-04-02 15:50
조회
85

▲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포스터

 

  지난 달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가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사이비 종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나는 신이다’는 다양한 사이비 종교들의 실태와 그 속에서 벌어진 범죄 사건들을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 문제가 불거진 사이비 종교와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가장 주목 받았던 사건은 기독 복음 선교회, 일명 ‘JMS’ 에피소드이다. JMS의 교주 정명석은 그간 젊은 여신도들을 여러 차례 성적으로 유린했으며, 학대를 일삼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이를 충격에 빠뜨렸다. 또한, JMS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데는 얽히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온갖 집단에 퍼져있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다.

 

  JMS 관련 건물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청남도에 위치한 한 수련원은 동서크리스찬선교회로 되어 있었고, 사무실은 오피스텔에 위치했으며, 간판도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화장품 회사와 갤러리 등 종교 관련 건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게 퍼져있었다. 그중에서도 정명석이 자주 방문한다고 알려진 전북의 한 유명 관광호텔은 직원들마저 모두 JMS 신도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정명석의 필체

 

  이외에도 충남 지역 사회에 JMS 신도들이 세운 건물이 만연하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주었다. 휴게소부터 여러 식당이 JMS 신도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맛집으로 이름난 곳도 존재했다. 게다가 카페나 농장, 학원, 유치원, 빌라, 빵집 등 쉽게 걸러내기 힘들 정도로 퍼진 상황이다. 이들은 대체로 정명석의 사인이나 필체가 간판에 새겨져 있으니 이점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중들에게 알려진 연예인 중에서도 JMS 신도가 있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처음 논란이 일었던 것은 JMS 관련 시설의 주소가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해당 리스트 중 한 곳이 아이돌 그룹 DKZ의 멤버 경윤의 부모님이 하는 카페라는 것이 드러났고, 과거 JMS 신도들만 구매할 수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도 퍼지면서 의심은 더욱 증폭되었다.

 

  논란에 대해 소속사가 탈교했음을 알리며 “방송 내용과 제보를 확인하기 전까지 부모님이 다니는 정상적인 일반 교회로 알고 있었다.”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지난 13일 디스패치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본인이 직접 “어렸을 때부터 정명석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이라고 배웠고, 세뇌당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가장 비판받는 점은 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특수성 탓에 가족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팬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졌고, 이 장소에 방문한 팬들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부분 10~20대의 젊은 여성들로 이루어진 팬덤에서 JMS 관련 장소를 방문하게 되었고, 만약 포교로까지 이어진다면 자칫 큰 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는 문제다.

 

  배우 강지섭 또한 JMS에 몸담았던 사실을 인정했으며, 현재는 탈교했음을 선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탈교한 JMS 신도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법조계를 비롯한 고위직과 연예인, 아나운서 등 곳곳에 퍼져있다고 밝히며 공포심을 더했다.

 


▲ 아가동산의 교주 김기순

 

  최근 들어 JMS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이비 종교에 JMS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신이다’에 나온 단체만 해도 오대양, 아가동산, 만민 중앙교 등 여러 곳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아가동산은 교주가 설립한 기업이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1982년 교주 김기순이 설립한 아가동산은 예수가 곧 아가이며, 아가는 김기순 자신이라는 교리를 통해 신도들을 현혹했다. 아가동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신도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것이다. ‘협업마을’이라는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신도들에게 중노동을 시키고, 아이들에게까지 일거리를 부여하며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 게다가 ‘나는 신이다’를 통해 자기 뜻을 거스르는 신도를 다른 신도들이 강제로 폭행하게끔 만들어 죽음으로 이르게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중에서는 ‘최낙원’이라는 이름의 7살 아이도 있었다.

 


▲ 신나라 레코드의 한 매장

 

  그런 악행을 저지른 교주 김기순은 다름아닌 ‘신나라 레코드’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신나라 레코드는 대중가요 음반 유통사로, 80~90년대 가요계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지금까지도 운영 중이다. 유통 이외에도 김광석, 이소라, r.ef 등 유명 가수들과 전속 계약을 맺고 음반을 제작하면서 막대한 부를 쓸어 담았다.

 

  90년대의 한 언론은 “신나라 유통은 국내 최대의 음반 유통업체이며, 작년 국세청에 130억 원의 매출액을 신고했고, 국내 음반 유통 시장의 30%를 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음반 시장이 주춤하면서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80~90년대보다는 많이 위축되었지만, 여전히 음반을 주로 구매하는 이들에겐 익숙한 기업이다.

 

  해당 논란이 불거진 이후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신나라 레코드 불매 운동이 일었으며, 연예계에도 파장이 생기고 있다. 걸그룹 아이브의 소속사는 이달 발매 예정인 정규 1집 예약 판매 공지에서 신나라 레코드를 제외했다. 각종 음반 판매 사이트를 알림으로써 구매를 촉진하는 공지인 만큼, 이전에는 유명 음반 회사인 신나라 레코드 또한 대체로 포함되었다. 그러나 사이비 논란에 휩싸인 만큼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소속사 역시 이달 발매될 미니앨범 예약 판매 공지에서 여러 음반사 중 신나라 레코드만 제외하고 게재했다.

 

  그렇다면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이비의 포교 방식 또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나 새 학기를 맞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나 지방에서 상경한 이들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조심해야 한다.

 

  대학 안이라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JMS 관련 단체 명단에는 대학교 동아리 또한 여럿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대놓고 종교적 특색을 드러내는 곳도 있었지만, 댄스나 운동 등 종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목적으로 위장한 동아리도 존재했다. 설문조사나 인터뷰 등의 목적으로 접근하거나 종교와 무관해 보이는 동아리에 가입하라며 접근해놓고 서서히 전도하는 방식도 무성하게 등장하고 있다.

 

  ‘이단 종교 회복과 인권연대 리커버’의 권태령 대표는 “입대를 앞둬 활동 지속성이 짧은 남성보다는 여성을 많이 노리며, 지방에서 온 학생이나 대학 물정을 잘 모르는 신입생도 주요 전도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수법이 생각보다 더 교묘하고 혹하기 쉬우니 최대한 마주치지 않도록 대처하고, 사이비가 의심될 경우 냉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절대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서히 세뇌하고, 친밀하게 다가가 접근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새 스며들 수도 있다.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새기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https://news.koreadaily.com/2023/03/20/sports/broadcast/20230320163945245.html

http://mbiz.heraldcorp.com/view.php?ud=20230308000191

https://zdnet.co.kr/view/?no=20230322083736

https://www.google.co.kr/amp/s/www.joongang.co.kr/amparticle/25145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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