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삶을 앗아가는 범죄, 스토킹
작성자
김승주
작성일
2023-05-09 23:06
조회
51
최근 들어 스토킹 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며 주목받지 못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스토킹에 대한 논의가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스토킹 피해로 고통받아 온 사람들은 이전부터 수도 없이 많았지만, 해결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대표적인 스토킹 사건으로는 가락동 살인 사건,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 신당역 지하철 살인 사건 등이 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스토킹이 모두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토킹은 이처럼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나라 스토킹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스토킹이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지속해 접근하고, 괴롭히는 불법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접근’에는 물리적인 행위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접근하는 행위도 있다. 생활 반경에 직접적으로 침투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화, SNS 등을 활용하여 반복적인 연락을 취하는 것만으로 스토킹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지속해 접근하는 행위가 스토킹을 판가름하는 기준인 셈이다.
스토킹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스토킹을 당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자유롭지 못하다. 한마디로 개인의 일상을 침해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악질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스토킹을 가벼운 범죄로 치부했던 이전과는 달리 많은 사례를 통해 스토킹이 폭행, 협박, 살인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여러 나라에서 스토킹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여 규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스토킹 처벌에 대해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과거 우리나라에서 스토킹 법안은 1999년을 시작으로 2003년, 2007년에 걸쳐 세 차례 발의되었으나, 통과된 적이 없었다. 2018년에는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방지 종합대책'으로 징역ㆍ벌금형 수준으로 처벌이 강화되었다.
하지만 스토킹 처벌법이 국회의 본회의를 본격적으로 통과하게 된 것은 관련 법안이 논의된 지 22년 만인 2021년이었다. 2021년 4월 20일, 스토킹 범죄 처벌과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위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으며, 같은 해 10월 21일부터 시행되었다. 스토킹 범죄가 끝없이 벌어진 데 반해 제대로 된 법이 통과되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는 점은 부족했던 경각심을 보여준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한 차례의 심각한 스토킹 사건과 피해자의 희생이 일어나고 나서야 법안이 제정되었다는 점이다.

스토킹 처벌법이 통과되는 데 영향을 미쳤던 것은 2021년 많은 이를 분노케 했던 ‘노원구 세 모녀’ 사건이었다. 해당 사건은 가해자가 피해자 세 모녀 중 언니에게 교제를 요구하며 스토킹을 반복하다가 이를 거부한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한 뒤, 동생을 시작으로 어머니와 언니를 차례대로 살해한 범죄였다.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 뒤, 스토킹 법안이 22년 만에 통과되면서 이 사건은 스토킹 처벌법 제정에 일부 영향을 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스토킹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스토킹 처벌법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여전히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되는 등 기존보다 형량이 강화된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면밀하게 파고들면 피해자 입장을 세밀히 고려하지 못한 지점들을 찾을 수 있다.
그중 지속해 논란되고 있는 것은 바로 ‘반의사 불벌죄’에 대한 조항이다. 반의사 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출할 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법률상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라고 명시되어 있는 이 조항으로 인해 피해자의 의견을 고려하려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하는 용도로 남용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경기대 범죄 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반의사 불벌죄 조항이 남아있어 피해자를 협박해서 고소를 취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젠더 폭력에 대해 좀 더 엄벌을 취하자는 취지로 이 조항은 반드시 빠져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반의사 불벌죄’와 같이 피해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조항들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2022년 9월, 우리는 또 한 명의 안타까운 희생을 마주해야 했다. 일명 ‘신당역 살인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가해자가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2019년부터 3년 동안 350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내는 등의 스토킹 행위가 결국 살인까지 이어진 참혹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신당역 사건 이후 총 26개의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나왔으나, 국회의 법안 심사 및 처리는 지지부진하다.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가 발의한 가해자 감시 및 처벌 강화 개정안에는 그동안 현행 스토킹 처벌법의 허점으로 지적받았던 반의사 불벌죄 폐지가 들어있다. 그 밖에도 가해자 위치 추적, 온라인 스토킹 범위 및 처벌 강화, 피해자 보호 지원 등 여러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항들이 현실에 적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법사위는 지난해 10월 개정안을 논의하며 법안 개정이 시급하다는 점에 주목했지만, 한 해를 넘긴 지금도 논의 진전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법사위 관계자들에 의하면 수십 개의 개정안 통합 및 검토 과정에 있어서 시간이 지체되는 중이라고 한다.
여전히 스토킹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무수히 많다. 스토킹과 관련된 범죄가 점점 늘어나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의 연속, 지지부진한 논의에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피해 당사자들일 것이다. 이들이 하루빨리 평안한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나아가 현행법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개선의 자세를 취해야 하며, 피해자들을 더욱 섬세히 배려하는 법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https://v.daum.net/v/20211021102639492
https://v.daum.net/v/20210402165749925
https://v.daum.net/v/20220915082512435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대표적인 스토킹 사건으로는 가락동 살인 사건,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 신당역 지하철 살인 사건 등이 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스토킹이 모두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토킹은 이처럼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나라 스토킹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스토킹하는 사람
스토킹이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지속해 접근하고, 괴롭히는 불법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접근’에는 물리적인 행위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접근하는 행위도 있다. 생활 반경에 직접적으로 침투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화, SNS 등을 활용하여 반복적인 연락을 취하는 것만으로 스토킹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지속해 접근하는 행위가 스토킹을 판가름하는 기준인 셈이다.
스토킹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스토킹을 당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자유롭지 못하다. 한마디로 개인의 일상을 침해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악질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스토킹을 가벼운 범죄로 치부했던 이전과는 달리 많은 사례를 통해 스토킹이 폭행, 협박, 살인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여러 나라에서 스토킹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여 규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스토킹 처벌에 대해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과거 우리나라에서 스토킹 법안은 1999년을 시작으로 2003년, 2007년에 걸쳐 세 차례 발의되었으나, 통과된 적이 없었다. 2018년에는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방지 종합대책'으로 징역ㆍ벌금형 수준으로 처벌이 강화되었다.
하지만 스토킹 처벌법이 국회의 본회의를 본격적으로 통과하게 된 것은 관련 법안이 논의된 지 22년 만인 2021년이었다. 2021년 4월 20일, 스토킹 범죄 처벌과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위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으며, 같은 해 10월 21일부터 시행되었다. 스토킹 범죄가 끝없이 벌어진 데 반해 제대로 된 법이 통과되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는 점은 부족했던 경각심을 보여준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한 차례의 심각한 스토킹 사건과 피해자의 희생이 일어나고 나서야 법안이 제정되었다는 점이다.

▲스토킹 처벌법 통과에 대해 논의하는 국회
스토킹 처벌법이 통과되는 데 영향을 미쳤던 것은 2021년 많은 이를 분노케 했던 ‘노원구 세 모녀’ 사건이었다. 해당 사건은 가해자가 피해자 세 모녀 중 언니에게 교제를 요구하며 스토킹을 반복하다가 이를 거부한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한 뒤, 동생을 시작으로 어머니와 언니를 차례대로 살해한 범죄였다.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 뒤, 스토킹 법안이 22년 만에 통과되면서 이 사건은 스토킹 처벌법 제정에 일부 영향을 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
하지만 아직도 스토킹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스토킹 처벌법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여전히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되는 등 기존보다 형량이 강화된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면밀하게 파고들면 피해자 입장을 세밀히 고려하지 못한 지점들을 찾을 수 있다.
그중 지속해 논란되고 있는 것은 바로 ‘반의사 불벌죄’에 대한 조항이다. 반의사 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출할 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법률상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라고 명시되어 있는 이 조항으로 인해 피해자의 의견을 고려하려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하는 용도로 남용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경기대 범죄 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반의사 불벌죄 조항이 남아있어 피해자를 협박해서 고소를 취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젠더 폭력에 대해 좀 더 엄벌을 취하자는 취지로 이 조항은 반드시 빠져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반의사 불벌죄’와 같이 피해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조항들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2022년 9월, 우리는 또 한 명의 안타까운 희생을 마주해야 했다. 일명 ‘신당역 살인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가해자가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2019년부터 3년 동안 350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내는 등의 스토킹 행위가 결국 살인까지 이어진 참혹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신당역
신당역 사건 이후 총 26개의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나왔으나, 국회의 법안 심사 및 처리는 지지부진하다.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가 발의한 가해자 감시 및 처벌 강화 개정안에는 그동안 현행 스토킹 처벌법의 허점으로 지적받았던 반의사 불벌죄 폐지가 들어있다. 그 밖에도 가해자 위치 추적, 온라인 스토킹 범위 및 처벌 강화, 피해자 보호 지원 등 여러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항들이 현실에 적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법사위는 지난해 10월 개정안을 논의하며 법안 개정이 시급하다는 점에 주목했지만, 한 해를 넘긴 지금도 논의 진전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법사위 관계자들에 의하면 수십 개의 개정안 통합 및 검토 과정에 있어서 시간이 지체되는 중이라고 한다.
여전히 스토킹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무수히 많다. 스토킹과 관련된 범죄가 점점 늘어나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의 연속, 지지부진한 논의에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피해 당사자들일 것이다. 이들이 하루빨리 평안한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나아가 현행법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개선의 자세를 취해야 하며, 피해자들을 더욱 섬세히 배려하는 법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
수습기자 김승주
이미지 출처
https://v.daum.net/v/20211021102639492
https://v.daum.net/v/20210402165749925
https://v.daum.net/v/2022091508251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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