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으로 향하는 발걸음 ② 전기자동차의 대안, 수소연료전지차(FCEV)

작성자
서동민
작성일
2023-05-26 13:02
조회
34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탄소 중립’ 선언이 이어지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일례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버스와 택시에 전기자동차가 이용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2023년 현재에는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 버스와 전기 택시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렇듯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전기자동차는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바로 불안정한 항속거리와 긴 충전 시간이다.

 

▲ 주요 전기차 상온 주행거리 및 저온 주행거리 – 환경부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주행한다.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는 상온 환경에 비해 저온 환경에서 효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이를 대비해 환경부는 국내에 시판 중인 전기자동차의 상온 환경(영상 25℃)과 저온 환경(영하 6.7℃)에서의 항속거리를 측정하고 있다. 환경부가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저온 환경에서의 항속거리는 상온 항속거리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40%까지 줄어든다.

 

항속거리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데에는 히터의 영향도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실내에 따뜻한 공기를 공급하지만,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에너지로 히터를 작동시킨다. 따라서 히터를 가동하는 만큼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만약 충전에 드는 시간이 짧다면 항속거리는 대수롭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여전히 길다. 완속 충전기를 사용했을 때 약 4~5시간이 소요되며,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약 30~60분이 소요된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납득하기 힘든 수준이다.

 

▲ 2018년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FCEV) 넥쏘.

 

하지만 이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도 존재한다. 바로 수소연료전지차(FCEV)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고, 생성된 전기에너지를 전기모터로 보내 동력으로 사용한다. 그 때문에 전기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주행 중에 온실가스, 질소산화물 등을 배출하지 않아서 친환경적이다. 또한, 산소와 수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가 생성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것은 깨끗한 물과 정화된 공기뿐이다.

 

수소연료전지차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짧은 충전 시간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LPG를 사용하는 승용차처럼 차량 내 수소탱크에 수소 가스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충전한다. 수소충전소에서 수소탱크에 수소를 완전히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분이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유 시간과 비교하더라도 밀리지 않는다.

 

기존 화석연료(휘발유, 경유, LPG) 대비 저렴한 연료비용도 수소연료전지차의 장점이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1kg당 9,900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2.5%P 인상했지만, 여전히 기존 화석연료보다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항속거리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현재 자동차 시장에 출시된 수소연료전지차인 현대 넥쏘와 도요타 미라이는 미국 EPA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각각 611km와 643km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저온 환경에서 효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전기자동차와 달리 수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항속거리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 수소연료전지차의 공기정화 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또한, 수소연료전지차는 주행하면서 공기를 정화한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얻는데, 수소는 수소탱크에서, 산소는 일반 대기에서 포집한다. 하지만 대기 중에는 먼지와 일산화탄소 등의 화학물질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불순물과 화학물질은 수소연료전지차에 사용되는 연료전지 스택의 내구 성능을 떨어뜨린다. 그 때문에 수소와 화학반응을 발생시키기 전 3단계에 걸쳐 공기를 정화하는데, 이때 대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저감시킨다.

 

▲ 수소의 대표적인 동위원소.

 

수소연료전지차는 한동안 ‘잠재적 수소폭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수소폭탄에서 비롯된 선입견 탓이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가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와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수소는 엄연히 다르다. 우선 수소연료전지차의 수소는 자연에 존재하는 수소로, 양성자 1개와 전자 1개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수소폭탄의 수소는 자연적인 수소 구조와 다른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수소폭탄의 폭발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1억℃가 넘는 고온과 고압을 가해야 하기에 수소연료전지차가 주행 중 수소폭탄처럼 폭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수소연료전지차는 영국 교통부 차량 인증국, 독일 기술 검사 협회,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안전성 평가와 수소탱크 인증시험을 통과해야만 출시할 수 있다. 특히 수소탱크 인증시험에서는 수소탱크에 낙하 충격 실험, 극한 온도 반복 시험, 수소가스 반복 충전 시험, 상온 압력 반복 시험, 수소 투과 시험, 화염 시험, 총격 시험, 가속 응력 시험 등 각종 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한다.

 

▲ 2020년 도요타가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FCEV) 미라이.

 

그렇다면 수소연료전지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수소를 저장하는 수소탱크의 외피는 700bar의 높은 압력을 견디는 20~25mm의 탄소섬유 강화 복합소재(CFRP)다. 이때 내피는 수소의 투과를 최소화하는 얇은 폴리아미드 라이너로 제작한다. 여기에 충격을 완화해 주는 장치 그리고 화염에 오래 견딜 수 있는 특수 코팅을 더해 안전성을 추가로 확보한다. 또한, 수소탱크, 연료 공급 시스템, 연료전지 스택에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수소 누출 감지 센서’를 장착한다. 이는 수소가 대기 중으로 누출됨을 인지하면 밸브를 차단함으로써 누출을 막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제조사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더해 안전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장점이 있는 수소연료전지차지만, 여전히 전기자동차에 비해 판매량이 현저히 적다.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3년 5월 기준 국내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171기로 집계됐지만, 국내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는 31,476대로 집계됐다. 구축된 수소충전소만으론 현재 보급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수요를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생산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와 일본의 도요타가 유일하다. 그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차의 시장 규모가 전기자동차 시장보다 아직 작은 편이며, 인프라 구축도 더디다. 하지만 탄소 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수소는 중요한 대안으로 지목되어 왔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지만, 더 많은 완성차 업계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 뛰어들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앞으로 전기자동차와 더불어 친환경 자동차로서 발전해 나갈 수소연료전지차에 주목해 보자.

 

 

수습기자 서동민

이미지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69288&code=11151400

https://www.carmagazine.co.uk/car-reviews/hyundai/hyundai-nexo-hydrogen-fuel-cell-suv-2018-review/

https://www.techradar.com/news/hyundais-nexo-hydrogen-car-cleans-the-air-as-it-goes

http://220.89.204.238:8080/korad/202101/sub2-3.jsp

https://www.carmagazine.co.uk/car-reviews/toyota/mirai-hydro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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