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 ③ 뉴트로 마케팅
작성자
김 나영
작성일
2022-09-07 19:42
조회
26
레트로는 ‘Retrospect’의 준말로 회상, 회고, 추억이란 뜻이 있다. 뉴트로는 ‘New’와 ‘Retro’의 합성어로 예전 것을 새롭게 즐긴다는 뜻이다. 뉴트로는 복고를 다시 복구하거나 복원해서 그대로 즐긴다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 맞는 새로운 복고풍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레트로와 차이점이 있다. 단어의 의미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레트로 마케팅이 뉴트로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레트로 마케팅과 뉴트로 마케팅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뉴트로 마케팅을 소개하고자 한다.
서로의 문화를 겪지 못했기에 젊은 층과 중장노년층 간의 세대차이가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들은 과거의 유행이나 아이템들을 새롭고 신선하다고 느끼고 있다. 최근의 소비는 단순히 상품의 성능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다. 가치나 감성을 위해 소비하는 감성소비가 이루어진다. 레트로와 뉴트로 경향은 점차 하나의 문화코드로서 자리 잡았다. 이를 겨냥해 판매자들은 레트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미고,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포스터를 과거의 감성으로 꾸미는 등 젊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 잠수교집
가장 이른 레트로 마케팅의 시도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드라마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고, 오히려 트렌디하지 못하다고 여겨졌던 소재로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그 후에는 익선동이나 을지로 등 카페, 식당 등에서 레트로 열풍이 시작되었다. 냉동 삼겹살이나 분식집의 초록 접시도 그 예시 중 하나이다. 가장 유명한 곳은 도산분식과 잠수교집이다. 도산분식은 초록색 레트로풍 분식 접시와 남다른 메뉴선정으로 인기가 높은 곳이고, 잠수교집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인 쟁반과 상, 냉동 삼겹살을 이용한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이 두 곳은 핫플레이스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레트로풍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 델몬트 유리병
다음으로 델몬트에서 진행한 뉴트로 마케팅이다. 예전에는 주스를 먹고 나서 델몬트 오렌지주스 병에 물을 담아두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페트병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유리병을 보기 힘들어졌고, 어느새 델몬트 유리병은 추억으로만 남았다. 이번에 뉴트로 마케팅 기획전으로 나온 상품의 구성은 컵 두 개와 빈 유리병, 주스 두 병이다. 이에 대해 오렌지주스 없이 빈 병을 판매한 것은 아쉬웠다는 의견이 있다. 왜냐하면, 병뿐만 아니라 병을 먹고 물을 넣었을 때 은은하게 맴돌던 주스 향기까지도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이번 세트 상품으로 반가운 추억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기뻐했다.

▲ 진로이즈백
진로 이즈 백 '진로소주'의 예도 있다. 가격은 기본 소주보다 약간 비싸지만, 더 깔끔한 뒷맛으로 순식간에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진로 이즈 백'이라는 카피에서 알 수 있듯 진로는 신상품이 아닌 40여 년 만에 '돌아온' 상품이다. 최근 레트로 열풍과 애국 마케팅이 유행하면서 국민 알코올 진로가 돌아왔고 다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소비층이 체험 마케팅을 선호한다는 최근 경향에 맞춘 마케팅도 진행되었다. 바로 진로의 두꺼비집 포차이다. 레트로 인테리어를 통해 마시는 재미를 더해줬던 레트로 마케팅의 사례이다. 두꺼비와 푸른 병은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안겨준다. 이 때문에 진로의 레트로 마케팅은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 구닥
'레트로' 감성이라고 하면 대표되는 것 중 하나는 단연 카메라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처리되는 요즘에선 찾을 수 없는 기다림이 필름 카메라의 묘미이다. 이 감성을 앱으로도 만나볼 수 있는데, 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구닥’이다. 구닥은 '구닥다리'라는 단어에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낡은 카메라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름처럼 정말 예전 뉴트로 감성을 듬뿍 담을 수 있는데, 구닥은 한 필름 당 24장씩 촬영할 수 있고 사진 촬영 3일 후에야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카메라와는 색상이 조금 다르고, 빛 번짐도 보인다. 필름 카메라의 묘미는 기다림의 미학도 있지만 역시 빛 번짐과 각도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 색감과 오묘한 색감의 조화가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레트로 어플로 대표되는 구닥은 특유의 감성에 호의적인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다.
중장년층들은 지난날을 회상하고 추억하기 위해, 젊은 층은 새로운 문화가 주는 낯섦과 호기심에 지갑을 연다. 두 세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레트로 마케팅은 누군가에겐 추억이고 누군가에겐 신선함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예전의 레트로는 해당 경험을 공유하는 세대를 중심으로 잠시 추억 소환이 되어 유행하다가 사라지곤 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이후, 즉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와 인터넷과 온라인 생활이 활성화한 2000년대 초중반 이후의 많은 패션, 식음료, 대중예술 등은 그대로 인터넷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러한 것들을 모아 ‘추억 소환’이나 ‘그땐 그랬지’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콘텐츠로 생산한다. 이를 통해 연관된 추억이 없던, 더 어리거나 젊은 세대도 이를 보며 그 당시 문화와 생활상을 들여다본다. 처음부터 완전히 공감할 수 없으나 검색할 수 있고 공유할 수는 있다. 그래서 같이 즐길 수 있다. 이게 바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신레트로 현상’의 핵심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뉴트로 마케팅에 관해 이야기했다. 옛것은 더는 오래되고 변화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옛것 그대로는 '레트로' 감성으로, 옛것에 변화를 더했을 땐 '뉴트로' 감성으로 중장년층과 청년층에게 각기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다.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인류는 지속해서 ‘새롭고 팬시한 제품과 서비스,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해 사람들 앞에 펼쳐놓았다. 지금의 뉴트로 현상은 그 끝없이 새로워지고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만 하는 것들에 오히려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이들이 찾아낸 새로운 문화의 전유 방식이다.
사진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4140468855626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10108199g
https://ppss.kr/archives/130129
https://www.mobiinside.co.kr/2019/07/02/2019-new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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