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세계의 시상식 ➂ 노벨상과 퓰리처상

작성자
박 세환
작성일
2022-09-08 16:23
조회
27

▲ 노벨상

 

  1888년 어느 날, 프랑스의 한 언론에서는 <죽음을 팔아 돈을 번 거부, ‘알프레드 노벨 사망하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낸다. 기사의 주인공은 오늘날의 노벨상 수상자로 잘 알려진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었지만, 기사는 사실 알프레드 노벨의 형인 루드비히 노벨의 죽음을 그의 죽음으로 오해하여 벌어진 오보였다.

 

  알프레드 노벨은 자기 죽음에 대한 오보를 접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보를 낸 언론에 대한 분노보다는 자신이 죽음을 팔아 돈을 번 거부가 된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수월한 건물 폭파 작업을 위해 노벨이 개발한 다이너마이트는 그가 많은 부를 쌓을 수 있게 해주었지만, 전쟁에서 많은 이들을 죽인 살상 무기로도 사용되었기 때문에 양면성을 지닌 발명품이 되었다.

 

  이후 그는 1895년 12월에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유언장에 “내 재산을 성별·국적에 상관없이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등의 분야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상금으로 수여한다.”라고 남겼고, 1년 뒤인 1896년에 노벨재단이 설립되어 1901년부터 노벨상 수여를 시작했다.

 

▲ 2021년 노벨상 시상식

 

  1901년부터 평화상, 문학상,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으로 구성된 5개 부문으로 수여를 시작하였고, 1969년에는 경제학상이 추가된 6개 부문으로 지금까지 수여하고 있다.

 

  현재도 상당한 권위에 있는 시상식인 노벨상 수상자의 심사 과정은 상당히 엄격하다. 먼저, 노벨상을 수여하는 기관들이 매년 10월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는 서한을 약 1,000명씩 총 6,000명에게 보낸다. 여기서 서한을 받는 대상은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과 대학교 학술단체 직원들, 학자와 교수 등이다. 이들은 자신이 해당 후보를 추천하는 이유를 서면으로 직접 제출해야 하며 자기 자신은 추천할 수 없다. 이후 부문별로 100명~250명가량 추려진 후보자 명단은 그다음 연도 2월이 되기 전까지 노벨 위원회에 도착한다. 노벨 위원회는 후보자 명단을 통해 수천 명의 인원과 외부 인사를 동원해 후보자들의 성과를 검토하고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선정하는 과정을 거쳐 수여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심사 및 표결 과정은 보통 9월~10월 사이에 있고, 심사 과정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된다. 10월 초가 되기 전에 최종 수상자의 결정이 완료되며 12월에 시상식이 열린다.

 

  노벨상의 수상자는 사망한 사람은 제외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생전에 지명된 적이 있으면 사후에도 수상이 가능하다. 또한, 수상자가 결정된 이후에는 어떠한 이유로도 번복이 불가능하다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 제106회 퓰리처상 공공보도 부문 수상 ‘공격(The Attack)’

 

  한편, 지난 5월 9일,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언론 상인 퓰리처상은 올해로 106회 수상자를 발표하였다. 이날 대상급으로 불리는 ‘공공 서비스(보도)’ 부문에서는 미국의 언론지인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시리즈인 ‘공격(The Attack)’이 수상하게 되었다.

 

  공격(The Attack)은 지난 2021년 1월 6일에 미 대선 결과를 불복하는 시위대에 의해 일어난 연방의회 난입 사건에 대한 배경을 상세히 다룬 시리즈이다. 그 외에도 이날 퓰리처상 특별 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선전전에 직접 맞서 전쟁의 참혹한 진실을 알린 ‘우크라이나 언론인들’을 특별 수상자로 선정했다. 미 경찰들의 폭력적인 교통 단속 실태를 지적하고,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을 폭로한 ‘뉴욕타임스’는 국내·국제 분야를 수상하였다.

 

▲ 퓰리처상

 

  1917년부터 현재까지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퓰리처상’은 헝가리 출신의 저명한 미국의 언론인인 ‘조지프 퓰리처’에 의해 제정되었다.

 

  퓰리처는 20세기 초에 언론 사업의 과도한 업무량과 언론사 간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로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하였다. 퓰리처는 은퇴할 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퓰리처 본인이 언론사 간에 경쟁 과정에서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선정주의에 호소하는 언론의 경향성’인 ‘황색언론’의 대명사가 된 것에 큰 후회를 하게 되고, 콜롬비아 대학에 기금을 50만 달러의 기금을 맡겨 한 해 동안 가장 훌륭한 기사를 쓴 언론인에게 주는 현재의 퓰리처상을 만들게 되었다.

 

  퓰리처상의 수상자는 뉴스 부문에서 세부적으로 ‘공공 서비스’, ‘특종기사 보도’, ‘추적 보도’, ‘해설 보도’, ‘지역 보도’, ‘국내 보도’, ‘국제 보도’, ‘특집 기사’, ‘논평’, ‘비평’, ‘사설’, ‘만평’, ‘특종 사진’, ‘특집 사진’, ‘오디오 보도’ 부문 총 15개로 나누어 시상한다. 문학, 드라마, 음악 부문은 세부적으로 ‘소설’, ‘극본’, ‘역사’, ‘전기와 자서전’, ‘시’, ‘논픽션’, ‘음악’ 총 7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수상 과정은 컬럼비아 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있는 ‘퓰리처상 선정위원회’가 매년 2월에 수많은 언론인과 언론 교육자를 심사위원으로 임명해 각 분야에서 최종 후보 3편을 선정해 18명의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 제출한다. 이후 이사회는 3편 중 1편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4월에 수상작을 발표해 5월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여기서 과반 투표가 없는 부문에서는 해당 연도에 해당 부문에 대한 시상을 진행하지 않으며, 로비에 대한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수상작이 발표된 후에 심사위원과 이사회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벨상과 퓰리처상은 설립자의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위해 제정된 시상식으로 많은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에도 그 역사를 이어받아 해당 분야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수습기자 박세환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139586?sid=10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3971317?sid=10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690610?sid=10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690610?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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