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 전기차 시장 활성화 기대감

작성자
박 세환
작성일
2022-09-08 16:44
조회
37


  전기차는 10여 년 전부터 미래의 운송수단으로 주목받아왔다.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홍보하며 현재는 적지 않게 보급이 된 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전기차의 보급률 증가를 위해 전기차를 구매할 시 구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보조금으로 지원해 감면하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들어 전기차 보조금의 상한액은 하향 조정이 이루어져 많은 소비자의 탄식을 불러일으켰다.

 


▲ 전기차

 

전기차 보조금 상한액의 하향 조정은 가속도를 내고 있던 보급률 속도에 제동을 걸게 했다. 지난 7월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기준 전국 친환경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 등록 대수는 136만 4천489대로 5.4%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해인 2021년과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했다.

 

이처럼 전기차에 관한 관심은 전기차 보급률의 속도와 맞물려 뜨거운 반응을 이끌고 있다. 2022년 6월 말 기준, 대구지역의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1만 9천705대로 전년 동기간(1만 3천974대)보다 41%가 증가했다. 경북은 8천676대에서 1만 4천478대로 66.87% 늘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수치라고 볼 수 있지만 대구·경북 전체 전기차 비율은 1.2%로 마냥 긍정적인 시각에서 볼 수는 없다.

 

거기에 전기차 충전소가 일반 휘발유, 경유 주유소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므로 사전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등의 해결해나가야 할 미완의 과제들이 아직 남아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기차는 한차례 전환점을 맞이할 기회를 가졌다. 개조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도 엔진을 떼어내고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해 전기차로 탈바꿈할 수 있다.

 

지난 8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는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전라남도를 ‘개조전기차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특구 예정지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 영암·목포·해남 도로 등으로 총 14.1㎢이다. 총 10개의 회사가 사업자로 참여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무게가 증가한 개조 전기차의 안전 여부를 실증한 뒤 안전 기준을 마련한다.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면 중량이 약 150∼450㎏ 늘어난다. 모터·배터리가 무거운 데다가 이를 버티려면 차체 강도도 보강해야 한다. 2024년까지 특구 지역 도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2026년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 개조 전기차 실증 작업 차량 목록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차종을 개조할 수 있는 안전 기준이 마련되지는 않는다. 전라남도에서 작성한 규제자유특구 계획안을 보면 엑센트, 아반떼, K3, 쏘나타, K5, 그랜저, K7, 포터, 봉고로 총 9개 차종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자동차의 종류마다 2014년, 2017년, 2020년 출시된 차량을 구매해서 실증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자동차의 노후 정도에 따른 안전성을 검증해 보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서 총 27개의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 전기차로 설계·제작해서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면, 2017년 출시된 쏘나타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개조 후 안전 기준을 마련하면 이후 해당 기준에 맞춰 개조된 2017년식 쏘나타는 제약 없이 운행할 수 있다. 이는 새 차량이 출시될 때, 안전성 평가를 끝낸 양산되는 차량이 회사 자체 검진만 거친 뒤 바로 출고되는 것과 같다.

 


▲ 개조 전기차

 

개조 전기차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2020년대에 나왔지만, 그전에도 개조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대한 움직임은 존재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 ‘자동차튜닝에 관한 규정’에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했지만,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안전 기준을 만들어두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개조 전기차는 도로를 달릴 수 없었다.

 

이와 같은 개조 전기차 시장 활성화 소식에 개조 전기차는 소비자들에게는 가뭄에 내린 단비와도 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평균 개조 비용은 1,850만 원으로 추정되지만,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500만 원 이내로 개조 가능할 전망이다. 보조금 지급 시 승용차 개조 비용은 약 400만 원, 개조된 승용차를 구매하는 비용은 약 1,100만 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환경부 담당자는 “추후 보조금 지급 근거에 부합하는지와 보조금을 지급한 만큼 환경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한 만큼 아직 보조금 지급의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개조 전기차는 탄소 감축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된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에서는 매년 10년 이상 된 5만 6천 대의 노후 경유 차량이 전기차로 개조될 경우를 전제로 계산했을 때, 2030년까지 총 61만 톤(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했고 탄소 감축에 따른 이익을 평가한 탄소경제성 분석 결과 5,581억 원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예상하였다.

 

개조 전기차는 안전 규정이 빨리 개정된다는 가정하에 이르면 2025년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의 국가들은 현재도 이미 개조 전기차 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 있으며, 한국도 비록 후발주자로 나서기는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정서에 편승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요소로는 여러 요인이 존재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공감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비싼 구매 가격으로 인한 큰 부담이 아닐까 한다. 불안정한 국제 정서와 고물가 속에서 개조 전기차 시장이 소비자들의 부담 덜기와 지구 둘 다 잡을 수 있는 핵심이 되었으면 한다.

 

수습기자 박세환

 

이미지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02432?cds=news_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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