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으로 향하는 발걸음 – ① 환경 살리는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전환

작성자
서동민
작성일
2023-05-12 10:33
조회
83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해 기후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이에 따라 각국은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 1997년 교토 의정서 등의 기후변화협정을 맺어왔다. 그러나 정치, 경제, 안보 등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문제라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미미했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미미한 성과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 그 결과 현재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고통받고 있다. WMO(세계기상기구)가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공개한 ‘2022년 지구 기후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3억 명의 인구가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들 중 9억 2,400만 명이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를 겪는다. 특히 동아프리카 지역은 5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기준 2,760만 명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전기자동차

 

기후 위기 대응 정책 마련이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각국은 탄소 중립을 선언하며 친환경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해가 저물고, 전기자동차가 떠오르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휘발유, 경유, LPG 등의 화석연료를 태워 동력을 만들어 내는 일반자동차를 말한다. 화석연료를 동력원으로 사용해 매연을 발생시키고, 매연 중에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CO2)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동력을 만들어 낸다. 순수 전기로 구동되기에 매연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각국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고 있으며, 현재 자동차 시장에는 다양한 전기자동차가 출시되어 시장에 녹아들고 있다.

 

1881년 프랑스 발명가 구스타브 트루베가 발명한 최초의 충전식 전기자동차

 

자동차 역사를 살펴보면 전기자동차는 현재 대중화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먼저 등장했다. 최초의 전기자동차는 프랑스 발명가 구스타브 트루베의 ‘전기 삼륜차’로, 1881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카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으로, 1885년 등장했다. 역사적으로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려 4년이나 먼저 발명된 것이다.

그러나 먼저 발명됐다고 상용화와 대중화에서도 앞서는 것은 아니었다. 전기자동차는 비싼 가격, 배터리의 무거운 무게, 내연기관 대비 짧은 항속거리, 긴 충전 시간 등의 문제로 한계가 명확했다. 결국 전기자동차는 경쟁력을 잃은 채 자동차 시장에서 밀려났다.

 

PEMS(이동식 배출가스 측정 장비)를 통해 배출가스를 측정 중인 모습

 

자동차 시장에서 밀려났던 전기자동차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중반부터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의가 심화했고, 내연기관 자동차의 환경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1990년 캘리포니아 대기 자원위원회의 주도로 ‘LEV 프로그램’을 공표했다. 유럽 연합은 1992년, 뒤이어 유럽 배출가스 기준을 제정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와 같은 규제를 피하고자 내연기관 자동차에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DPF(디젤 미립자 필터), SCR(선택적 환원 촉매 설비) 등의 배기 후처리 장치를 장착해 대응했다. 그러나 해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정책으로 신차 개발보다 후처리 장치 개발에 더 큰 비용이 투입됐다. 배보다 배꼽이 커진 형국이었다.

 

전기자동차 시대의 포문을 연 테슬라 모델 S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동향을 움직이게 된 가장 큰 계기는 2012년 테슬라의 성공이었다. 이전에는 전기자동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힘이 약하다는 인식이 다분했다. 하지만 2012년 6월 테슬라가 발표한 모델 S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4.2초 밖에 걸리지 않았고, 1회 충전으로 약 426km를 달릴 수 있었다. 이는 당시 일반 가솔린 승용차에 맞먹는 항속거리였다. 당시 국내에 출시되던 다른 전기차들은 1회 충전으로 약 90~170km를 달릴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모델 S의 성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후 자동차 업계는 하나둘 전동화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볼보와 재규어는 각각 2019년과 2020년부터 순수 내연기관만 장착된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2022년부터 모든 차종에 1가지 이상의 전동화 차량을 포함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동향은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가 됐고, 전동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양산된 아이오닉 5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둘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자, 경쟁이 점차 치열해졌다. 전기자동차 개발 투자량이 자연스레 급증했고, 이는 전기자동차 성능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IONIQ)’ 라인업의 2018년과 2019년 출시 모델을 비교해 보면, 한 해 만에 약 35.5%의 상승 폭을 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2021년 출시한 ‘아이오닉 5’는 1회 충전으로 최대 458km까지 주행할 수 있게 됐다.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개발·양산에 뛰어들게 된 지 4년 만에 국산 전기자동차도 일반 가솔린 승용차와 맞먹는 항속거리를 달성하게 된 것이다.

 

국내 전체 등록 차량 및 전기차 대수 추이

 

눈부시게 향상된 성능으로 무장한 전기자동차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고,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제도가 전기자동차 보급에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전기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에 등록된 전기자동차는 38만 9,855대로 집계됐다. 전체 등록 자동차 수(2,550만 3,078대)와 비교하면 한없이 작은 수치이지만, 2017년까지 2만 5,108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사이 15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지표로 국내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전국 전기차 충전기 누적 설치 현황 환경부 서동민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전기자동차 구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가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지난해까지 20만 5,205대설치 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2만 7,352대뿐이던 전기차 충전기가 4년 사이 7.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등록 대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준으로, 소비자가 전기자동차를 운용하는 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는 아직 내연기관 자동차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로 향하는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 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교통·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필연적인 탓이다. 특히 유럽연합은 지난 2월, 2035년부터 유럽 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2032년까지 자국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우도록 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주요국들이 일제히 내연기관자동차 시대의 종말을 암시하고 있다.

말에서 마차로, 마차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로,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인류의 이동 수단이 또 한 번의 혁신을 맞이하고 있다. 인류는 이동 수단의 혁신이 발생할 때마다 변혁의 시대를 맞이했다. 전기자동차가 만들어 갈 탄소 중립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걸어보자.

 

수습기자 서동민

 

 

이미지 출처

https://www.carmagazine.co.uk/car-reviews/comparison/2021/hyundai-ioniq-5-vs-audi-q4-vs-polestar-2-vs-tesla-model-3/

https://www.upsbatterycenter.com/blog/gustave-trouve-electric-tricycle/

https://www.autoview.co.kr/content/article.asp?num_code=78505&news_section=world_news

https://www.caranddriver.com/reviews/a15117388/2013-tesla-model-s-test-review/

https://www.carmagazine.co.uk/car-reviews/hyundai/ioniq-5-hatchback/

https://weekly.donga.com/3/all/11/4104007/1

https://www.korea.kr/multi/visualNewsView.do?newsId=148910922&sectIds=&cateId=&pageIndex=1&repCode_C=

 

통계자료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2171300347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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